[공관에서 온 편지]한·UAE, 축복받은 형제 동행

12년연속 아랍 청년이 살고싶은 나라
이스라엘과 아브라함협정…평화정착외교 진력
올해 1월 윤 대통령 국빈 방문…제2 도약대
300억불 투자 공약…한-UAE 교역 퀀텀 점프
  • 등록 2023-11-03 오전 6:30:00

    수정 2023-11-03 오전 6:30:00

[류제승 주아랍에미리트대사] 아랍 청년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유수한 서방 선진국이 아니다. 올해 6월 아랍권 전문 홍보회사 ASDA’A BCW가 실시한 아랍 청년 설문조사에서, UAE(아랍에미리트)는 12년 연속으로 ‘가장 살고 싶고, 가장 본받기를 바라는 나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청년들은 UAE의 안전한 환경, 경제 발전, 비전 있는 리더십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실제 UAE는 중동에서 가장 개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나라로, 자국민은 물론 전체 인구의 90%에 달하는 외국 국적 거주자들로부터도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생활 환경 면에서 신망을 얻고 있다. 1971년 12월 독립을 쟁취한 UAE는 그동안 막대한 석유 자본과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막의 기적을 이뤄 중동지역의 경제·무역·문화 허브로 성장해왔다. 지금은 국가리더십을 중심으로 ‘건국 100주년 국가발전전략(UAE Centennial 2071)’을 설계하고 ‘미래 50년 프로젝트(Project of the 50)’를 야심차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UAE의 국정 철학은 관용과 공존으로 요약된다. 건국의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초대 대통령의 정신적 유산이다. 이 관용과 공존의 문화는 이 나라 어디를 가든지 체감할 수 있다. 특히 2007년 준공된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이슬람 국가는 물론, 인류 전체의 화합을 상징하는 사원이다.

국부(國父)의 관용과 공존 철학의 계승은 제도화로 이어지고 있다. UAE 정부는 2015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타 종교에 대한 모독이나 성소 훼손을 금지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관용공존부를 설립하고, 2017년 극단주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관용기구를 설치했다. 2019년은 ‘관용의 해’로 지정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흐메드 알 타옙 대(大)이맘을 아부다비에 초청하여 세계 종교의 화합을 선포했고, 올해 3월 사디얏 섬에 이슬람교·유대교·천주교 성전을 모두 같은 높이로 한 곳에 나란히 세운 ‘아브라함의 집’을 열었다. 특히, 중동의 새로운 평화·공존 질서를 구축하고자 이스라엘과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한 UAE는, 10월초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상황 발생시 대화를 통한 확전 예방과 평화 정착 외교에 진력했다.

이러한 글로벌 행보 속에서 UAE는 한국을 최우선 파트너로 여긴지 오래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가속화 된 한국-UAE CEPA 협상이 금년 10월 타결됨으로써 양국 교역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2009년 결정된 바라카 원전 사업, 아크부대 파견 등은 다양한 교류협력으로 발전하는 제1의 도약대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올해 1월 우리 정상의 UAE 국빈 방문은 양국 관계 발전의 제2의 도약대가 되었다. 이 역사적인 국빈 방문을 계기로 조성된 동력에 힘입어, 300억불의 대한 투자 공약의 이행을 비롯하여 원자력, 에너지, 방산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실질적인 프로젝트가 창출되고 있다. 아랍어로 ‘바라카’는 ‘축복’이고 ‘아크’는 ‘형제’를 뜻하는 만큼 양국은 100년을 함께 할 축복받은 형제로서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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