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제주항공에 최대 2000억원의 인수자금을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스타항공에 추가로 지원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인수 완료시점은 빨라야 이달 말이다. 이스타항공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제주항공 인수 ‘전제’ 간접지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7개 LCC 가운데 현재 제주항공(400억원)·진에어(300억원)·에어부산(300억원)·에어서울(200억원)·티웨이항공(60억원) 등 5곳에 무담보 조건으로 총 1260억원을 공급했다. 나머지 2곳인 플라이강원과 이스타항공은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출범 4개월째인 신생사 플라이강원에 대한 금융지원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에 대해서는 지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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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업계 “수백억 지원은 한달 운영비”
반면 산업은행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대해서는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에어서울은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고, 에어부산도 올해 5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처음엔 산업은행의 개별지원 대상에서 빠졌지만, 결국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자금을 받았다. 두 회사는 모회사인 아시아나가 산업은행에 대한 기존 한도대출(8000억원 규모)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각각 300억원과 200억원을 받았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대한 직접 지원이 어렵자 아시아나가 자회사를 도울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동의해준 것이다.
LCC 업계는 현재의 금융지원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외국처럼 과감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항공산업에 총 58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결정했고 독일은 국적기(루프트한자) 금융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했다. 중국·대만·독일·영국·호주·뉴질랜드 등 국가도 항공산업 파산을 막기 위한 긴급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300억~400억원 수준의 지원은 한달 운영비로도 부족하다”며 “그마저도 힘들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난 3일 정부에 보낸 호소문에서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과 함께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