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4050 아저씨 주름잡다

중년 男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라
제일모직 갤럭시, 전용 블루진 내놔
중년층 맞는 디자인·사이즈 판매량↑
홈쇼핑·매장서 직접 구매자도 늘어
  • 등록 2013-06-14 오전 8:55:26

    수정 2013-06-14 오전 9:00:08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날씬해보이고 싶다고요? 몸매를 감추지 말고 몸에 붙는 제품을 착용해보세요. 훨씬 더 젊어보이고 스타일도 살아납니다. 이것 보세요.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지난 1일 토요일 저녁. 한 홈쇼핑 채널에서는 몸에 붙는 슬림핏 청바지를 착용한 남자 쇼호스트의 제품 설명이 한창 이어졌다. 그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남성용 청바지 32사이즈는 매진됐다. 이날 ‘슬림핏 청바지’를 구매한 주요 고객층은 10~20대 젊은 고객이 아니었다. 연령대별 판매기록을 살펴보니 40대가 42%, 50대가 33%로 과반을 넘게 차지했다.

청바지=젊은층 옛 이야기

‘청바지=젊은층 옷’이라는 과거 공식이 깨지고 있다. 블루진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왔던 40~50대 아저씨들이 최근들어 다시 청바지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큰’ 청바지 대신 몸에 딱 붙는 블루진을 찾는 중·장년층 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패션업계는 비즈니스 캐주얼 확산과 더불어 장동건·김수로·차승원 등의 꽃중년 스타들이 청바지를 입고 자주 등장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001300)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40~50대 남성을 위한 전용 청바지를 내놔 이번 열풍에 동참했다. 이 제품은 20~30대에 비해 배가 나오고 몸매가 흐트러진 중장년층에 맞춰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뒷주머니 위치를 엉덩이 위쪽으로 끌어올려 날씬해 보이면서도 힙업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체형 보완에 신경을 썼다. 사이즈 또한 39인치까지 확대해 넉넉하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가격대도 15만9000원에서 18만9000원 사이로 책정해 대중성을 고려했다

안성은 갤럭시라이프스타일 상품기획자(MD)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브랜드 청바지 제품은 지나치게 몸에 달라붙거나 기장이 짧아 중·장년층이 다소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용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내놨다”며 “청바지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추후 다른 남성복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다. 틈새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이 청바지는 최근 1~2년새 판매가 급증하면서 갤럭시 라이프스타일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봄·여름 시즌 초기 물량인 5000장 가운데 3000장이 이미 판매됐다. 일부 라인은 추가 주문해 총 1500장 정도 재생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총 생산물량이 4500장인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13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5층 제일모직 갤럭시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안정은 상품기획자(MD)와 이시영 과장이 중년의 체형과 취향에 맞춰 선보인 블루진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권욱 기자)


현대홈, 뱅뱅 남성용 청바지 불티

현대홈쇼핑(057050)은 지난 3월 말 의류 브랜드 뱅뱅의 ‘남성용 슬림핏 청바지’를 선보여 소위 대박을 쳤다. 여성용 스키니진이나 슬림핏 청바지는 기존에 많이 방송돼 왔지만 남성 전용 슬림핏 청바지를 선보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아침 방송이었음에도 목표를 뛰어넘는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초에도 7만9900원짜리 ‘뱅뱅 여름용 슬림핏 청바지 3종’을 판매해 남성용 제품만 2억5000만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달초에는 30분 방송을 타 약 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기존 바지보다 몸에 붙게 나와 30대 고객들을 주 타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중년 남성 고객들이 70% 넘게 주문해 깜짝 놀랐다”면서 “인기가 좋았던 만큼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바로 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 비해 남성들의 패션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청바지 열풍의 한 이유다. 특히 청바지 소재와 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연령층 파괴에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5일 근무 시대를 맞아 청바지가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고, 가벼운 캐주얼 정장에도 잘 어울려 중장년층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구매력을 갖춘 이 세대는 체형과 이미지에 어울리는 청바지를 입기 위해 40만~100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 청바지를 구입하는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갤럭시라이프스타일 블루진 제품컷. 가격은 17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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