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뚝'..국내은행 1분기 순익 1.8兆 '반토막'

이자이익↓ + 주식매각이익↓..ROE 10년래 '최저'
  • 등록 2013-05-05 오후 12:00:00

    수정 2013-05-05 오후 5:54:38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금리하락과 영업경쟁 심화로 인해 국내은행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반토막으로 줄었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웅진을 비롯해 조선, 해운, 건설 등에서 거액의 부실여신이 발생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할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3년 1분기 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3000억원)에 비해 44.9% 감소했다. 금리하락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줄었고, 출자전환 주식 매각 등의 일회성 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비이자이익도 감소했다.

이자이익에 의존적인 국내은행의 수익구조가 순이익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88%로 미국 65%, 프랑스 41%, 영국 44%, 일본 69% 등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동기(9조 7000억원) 대비 9000억원 급감한 8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대출금리는 크게 떨어진 반면 예금금리의 하락 폭은 이에 못 미친 영향때문이다. 1분기 이자수익자산 이자수익률(대출금리)은 4.53%로 전년동기대비 0.61%포인트(61bp)나 떨어졌지만, 이자비용부채 이자비용률(예금금리)은 2.72%로 0.38%포인트(38bp) 하락하는데 그쳤다.

비이자이익도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1조 2000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동기(2조 2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급감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하이닉스(5000억원), 외환은행(1000억원) 등 대규모 지분매각이익이 반영된 바 있다.

은행들의 순이익이 급감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22%로 전년동기(9.78%)대비 4.56%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03년(3.41%)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1분기 중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순이자마진(NIM)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이래 최저로 추락했다. 1분기 ROA는 0.41%로 전년동기대비 0.33% 포인트 하락했고, 순이자마진(NIM)도 2009년 3분기(1.91%)이래 14분기만에 최저치인 1.95%를 기록했다. 대손비용의 경우 2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 6000억원)과 비슷했다.

권창우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최근 대내외 경기침체 상황에서 거액 부실여신 발생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 등을 통한 견실한 수익 경영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88%수준에 달하는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고배당 등 과도한 사외유출 자제를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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