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씨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검사 시절 대장동 자금책의 수사를 무마했다’고 허위로 발언했고, 이 인터뷰는 대선 직전에 보도돼 선거판을 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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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은 인터뷰가 제작·유포된 과정을 자세히 파헤치기 위해 검사 10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꾸렸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수사팀과 동일한 규모입니다. 그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문제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닷새 뒤 신 씨에게 1억6500만원을 건넸습니다. 거액으로 언론인을 매수해 ‘기획성 인터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왜 그런 거액을 건넸냐고 물어보니 김 씨는 “신 씨가 쓴 책을 3권 샀는데 예술 작품으로서 그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합니다. 권 당 가격이 무려 5500만원에 달하니 방탄금고나 유리상자에 예쁘게 담아 애지중지 모시는 게 인지상정 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책이 다른 책들과 함께 널브러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예술의 신이 알았다면 격분해 벼락을 내리칠 일입니다. 검찰은 그 책이 실제로 거액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지도 조사하겠단 방침입니다.
어쨌든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시점에 문제의 인터뷰를 보도했고, 야권은 이를 근거로 대장동 비리의 몸통은 윤석열 후보라는 공세를 펼쳤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태를 일으켰다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고, 조직적인 여론조작 정황도 파악한 만큼 ‘배후세력’을 규명하겠다고 공언합니다.
법조계와 여권은 그 배후에 이재명 대표도 있다고 의심합니다. 일단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라이벌 대선 후보이자 대장동 의혹 핵심 피의자로서 김 씨 인터뷰로 큰 이득을 보는 위치였고, 실제로 본인도 인터뷰 내용을 적극적으로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대표와 김 씨는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 초창기부터 수상한 관계를 의심받았습니다. 김 씨는 대장동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이 대표 측에 428억원 가량의 천화동인 1호 지분을 넘기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대장동 사업이 한창 진행될 당시 “천화동인 1호가 내 것이 아닌 걸 잘 알지 않느냐”며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유동규 씨 등 대장동 일당은 ‘그분’의 정체가 이 대표라고 진술했고, 검찰 역시 당시 성남시장이자 대장동 개발 사업 최종결재권자였던 이 대표가 유력하다고 봤습니다.
‘김만배의 이득=이재명의 이득’ 연결고리 입증할까
검찰은 이 대표의 범행 동기로 성남시장 재선과 이를 위한 공약 달성 등 ‘정치적 이익’을 적시했지만, 구체적인 범죄 액수를 제시하는 것에 비하면 2% 부족하다는 느낌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허위 인터뷰 의혹은 이 대표와 김 씨가 사실상 정치적·경제적으로 엮인 ‘운명공동체’임을 드러내는 열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 씨가 챙긴 대장동 범죄이익은 곧 이 대표의 범죄이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겁니다.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듯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일당에게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 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 “잘 견뎌라,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감옥에서 나갈 수 있다”며 입단속에 나선 정황도 추가로 포착합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지난 7일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 사건”이라며 “신속·엄정하게 수사해 구체적인 배후세력까지 규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건을 ‘선거농단’으로 규정하고 ‘배후세력’의 존재까지 언급한 점에 비춰 이미 정치권의 조직적 개입 정황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것 아니냐는 게 법조계의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