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 인사 키워드..세대교체·위기관리·외부영입

현대차, 정의선 라인 사장단 중·부회장 승진자 나올까
한화 김동관 승진에 50대 힘 실려..김승연 복귀설도
현대重 정기선 승진 여부 관심, 삼성은 1월 인사설
코로나 위기 롯데,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 나와
  • 등록 2020-11-10 오전 5:03:00

    수정 2020-11-10 오전 5:03:00

[이데일리 이승현 김정유 함지현 배진솔 기자] 재계에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연말이 되면 각 그룹마다 주요 임원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돈다. 올해는 특히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주요 그룹의 총수가 바뀌면서 총수들의 연령대가 젊어진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보여서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 전경


현대차, 정몽구 라인 2선 후퇴·새로운 부회장 승진 관심

9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중 인사와 관련해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회장으로 새롭게 취임하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만큼 인사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예상된다. 특히 정 회장은 1970년생으로 5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어서 세대교체 가능성도 높다. 단순히 나이가 젊어진다는 의미보다는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자동차산업 환경의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중용한다는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진 후 이미 정몽구 명예회장(당시 회장) 시대를 주도했던 주요 부회장들을 2선 후퇴시킨 바 있다. 올해 역시 지금까지 남아 있는 부회장들 중 일부가 경영 일선에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4명이고, 이중 오너 일가인 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회장들에 대한 거취가 주목된다.

새롭게 떠오르는 인물은 이원희·하언태·이광국·공영운·김걸 등 1960년대생 사장들과 외부 출신인 지영조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최고디자인책임자(사장) 등이 꼽힌다. 이들 중 일부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

또한 외부인사 영입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꾸준히 외부인사 영입에 힘을 기울여왔다.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래형 모빌리티사업을 총괄하는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윤경림 부사장(KT 출신)과 UAM(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부장인 신재원 부사장(NASA 출신),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전무, BMW·벤츠 출신) 등이 대표적이다.

LG그룹, 전자 출신 부회장 승진..한화는 김승연 복귀설 ‘솔솔’

LG그룹은 LG전자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 여부가 관심사다. 대표적으로 권봉석 사장과 송대현 사장이 있다. 2017년 말 사장 승진 후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권 사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실적이 좋아 부회장 승진설이 나온다. 송 사장 역시 H&A사업본부가 3분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9590억원 가운데 6715억원을 차지하는 등 호실적을 거둔 점이 높이 평가받는다. 또 LG화학에서 분리되는 배터리사업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이사회 의장으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초대 사장으로는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LG그룹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너의 거취와 관련해 주목을 받는 곳으로 한화그룹도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류션 사장이 지난 9월 사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이달 중 후속 임원인사 가능성이 높다.

인사 포인트는 올해 37세인 김 사장의 승진 후 첫 임원인사라는 점에서 얼마나 임원들의 나이가 젊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앞서 진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큐셀 출신과 예년보다 젊어진 50대 CEO 발탁으로 인사의 방향성을 드러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복귀설도 나온다. 이성수 한화디팬스 대표가 지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한화그룹 지원 부문으로 복귀한 것을 두고 김 회장의 내년 복귀에 맞춘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매년 11월 중순께 인사를 해온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관심사항은 정몽준 전 회장의 아들인 정기선 부사장의 승진 여부다. 정 부사장은 2018년 부사장 자리에 오른 뒤 그룹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선임 시점이 가장 큰 관심사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회장 선임이 불가피해졌지만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회장 선임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인사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보다는 내년 초 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유통업계, 발빠른 인사..롯데, 외부인사 영입할까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에서는 이른 연말 인사로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한 만큼 직접 정기인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인사 키워드는 ‘실적’으로 예상된다. 그룹 수뇌부 교체의 목적이 위기 상황 타개였던 만큼 후속 인사 역시 성적표에 따라 갈리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외부 컨설턴트 출신으로 성과를 낸 만큼 롯데 역시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조기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김관수 현대L&C 대표이사,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임명진 에버다임 대표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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