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 멈춰 세운 美·이란 '군사긴장'…WTI 19% 급등

트럼프 "이란 무장 고속단정 파괴하라" 지시
  • 등록 2020-04-23 오전 5:27:00

    수정 2020-04-24 오전 8:54:33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때아닌 미국과 이란 간 고조된 ‘군사긴장’이 국제유가의 대폭락을 막아 세웠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급반등한 13.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30% 이상 치솟으며 배럴당 ‘15달러 선’을 되찾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5.90%(1.14달러) 뛴 20.47달러에 거래 중이다.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유가가 최근 연이틀 대폭락장을 겪었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쓴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앞서 미 해군은 걸프 해역 공해 상에서 작전 중이던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지역 순찰 일환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이에 대해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자신들의 작전 수행을 미 해군이 비전문적이고 도발적 방식으로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양국 간 군사긴장이 고조된 것과 관련,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짐 크래머 앵커는 “이건 단기 판매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커버할 수 있는 사건으로, 유가 급등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도 ‘구두’ 개입을 본격화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작금의 유가 폭락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경제 재가동이 이뤄지면 “반등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에 “유가는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1700달러 고지를 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0%(50.50달러) 뛴 1738.3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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