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피부가 얇은 눈 주위나 뺨에 좁쌀 만하게 생긴 각질 주머니인 ‘비립종’은 털이 나오는 모낭 벽에 생기는 일종의 낭종으로, 1mm 내외의 크기가 작은 흰색 혹은 노란색의 공모양 주머니 안에는 각질이 차 있다. 희고 노란 좁쌀 모양이라 여드름으로 오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모공 사이에 피지가 차서 생기는 여드름과는 달리 비립증은 모공에 각질이 차서 생기는 질환이다.
피부는 턴오버(전환) 주기가 있어 28일 만에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오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면역약화, 수면부족, 영양부족 등으로 피부 재생이 원활하지 못하면 각질이 각질층에서 떨어져 나오지 못하면서 그 아래에서 생성되는 세포와 각질들이 그대로 갇힌 채 돔 모양으로 솟아오르게 된다.
비립종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가렵거나 아픈 자각증상이 없으며 생명에도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방치하면 커지고 번지는 증상과 피부가 지저분해 보이거나 화장이 잘 받지 않는 등의 미용상의 불편함이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간단하다. 주로 레이저로 환부의 모공을 열어 속안에 차 있는 각질 알갱이를 꺼내게 되는데, 피부 전문가의 관리를 병행해 재생관리를 함께 진행하면 흔적이 남지 않고 깨끗하게 제거된다. 일단 해결되고 나면 다시 재발하지 않으며, 각질이 나갈 구멍을 열어주면 주변으로 번지는 일도 없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처음엔 한 두 개쯤이야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수 십 개가 눈 주위로 번지기도 하는데 여드름처럼 출구가 있는 게 아니어서 억지로 짜도 압출되지 않는다”라며 “한관종과도 비슷해 보여 피부과에서 정확한 진단 후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흉터 없이 말끔하게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