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수도권 6곳 선거구 중 ‘평택을’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서울, 수원, 김포 등 곳곳에서 ‘빅매치’가 펼쳐지는 데 비해 평택에 출전한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전국적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택 현지 분위기는 다르다. 새누리당의 정치신인 유의동(43)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3선의원 출신 정장선(56) 후보 모두 외지인들은 잘 몰라도 현지인은 안다는 ‘토박이’를 자처한다.
한 쪽은 ‘젋고 패기있는 여당후보’, 다른 한쪽은 ‘경륜과 능력있는 야당후보’를 강조한다. 통상 여당후보가 경륜을, 야당후보가 패기를 강조해온 익숙한 구도와는 정반대다. 그만큼 빅매치 못지않은 뜨거운 인물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 평택이다. 지난 21일 오일장이 열린 평택시 안중읍 안중전통시장에서는 여야 지도부를 대동한 후보들의 조우가 있었다.
젊은 여당후보 vs 경륜의 야당후보
현장에 먼저 도착한 정장선 후보의 유세차량에는 ‘평택발전 4선의 힘 정장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평택을’에서 3선(16, 17, 18대)을 지낸 정 후보의 경륜을 강조한 문구다. 정 후보는 19대 총선에선 국회 내 몸싸움 등 폭력사태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유세를 지켜보던 대학생 김영준(25·안중읍)씨는 “정장선 후보가 오랜 국회의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힘있게 열심히 할 것 같아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떠난 자리에 곧바로 들어서 유세에 나선 새누리당 지도부는 “집권여당이 뒷받침하는 젊은 일꾼론”을 펼쳤다. 유 후보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류지영 의원 보좌관,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자료분석팀장 등을 거쳤고, 선거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중읍에서 의류소매업을 하는 김인애(50)씨는 “젊고 능력있어 보이는 유의동 후보를 지지한다”며 “당은 필요없고 패기있고 부지런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부동층·투표율 관건.. 김득중 후보도 선전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정장선 후보가 유의동 후보를 소폭 앞서는 추세다. 경인일보가 지난 17~18일 평택시민 500명을 대상로 실시한 조사(95%신뢰수준에 ±4.4%)에서는 정 후보가 37.7%로 유 후보(33.8%)를 3.9%포인트, 중앙일보의 13~14일 조사(800명 대상, 95%신뢰수준에 ±3.5%)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4.7%포인트로 오차범위내다.
그러나 두 여론조사 모두 무응답층이 20%를 넘어서고 있어, 결국 막판 부동층의 표심, 도농(都農)복합지역 특성상 세대별 투표율 등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역 광장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50·비전동)도 부동층이다. 그는 “아직 (누굴 뽑을지) 정하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며 “서민을 위한 정책을 했으면 하는데, 서로 싸움만 하고 있어 한마디로 너무 식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거대정당 후보의 양자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무소속 진보 단일 후보’를 표방하는 김득중(44)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도 선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쌍용차 문제 해결의 디딤돌 놓고 무너지는 진보진영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고, 여론조사에서 4~6%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장선 후보는 1971년 평택 한광중에 입학해, 1984년 같은 학교에 입학한 유의동 후보의 13년 선배다. 또 김득중 후보의 경우 한광고 23회 졸업으로 유 후보보다 2년 앞서 졸업한 고교 선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