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엔 '저염분', 장마 가면 '고수온'…여름철 양식장 바쁜 이유[파도타기]

올해 6월 역대급 무더위 이어 장맛비도 역대급
장마철 강물 범람으로 민물 유입…저염분 본격 대비 필요
고수온 대비도 본격화, 고수온 주의특보 지난 11일 발령
양식생물 사료공급 줄이고, 산소 공급 이뤄져야
  • 등록 2024-07-13 오전 9:00:00

    수정 2024-07-13 오전 9:00:0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역대급으로 더웠던 지난 6월에 이어 이달에는 장마 전선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고 있다. 이번 주말도 장마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민들은 민물이 범람해 양식장에 유입되는 ‘저염분’ 현상을, 장마 이후에는 본격적인 폭염에 따른 ‘고수온’을 대비해야 한다.

비가 내린 지난 10일 오전 한 시민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해안로를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 강 범람에 따른 민물 유입으로 인한 양식장 저염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난 11일 당부했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양식생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대비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은 평년보다 짧지만, 강수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장마는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졌는데, 지난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의 강수량은 시간당 146㎜에 달해 한 해 전체 강수량의 10분의 1이 한 시간만에 쏟아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폭우였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고, 강물이 범람하면 양식장에 민물이 들어온다. 이미 집중호우로 인해 중부지방은 저염분의 민물 유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수과원에 따르면 중국 양쯔강에서의 민물 유출양은 지난 6월 중순부터 급격히 증가해 최근 5년 평균 대비 높은 초당 7만4000톤에 달한다.

양식장으로 이와 같은 민물이 들어와 염도가 낮아지면 양식생물들의 생존이 어려워진다. 저염분 환경에 놓여진 양식 생물들은 삼투압 조절 기능과 간기능이 저하되고, 특히 전복은 염분에 매우 민감해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민물이 대거 유입되면 전복 양식이 많은 제주나 완도 등에서는 양식장에 해수를 공급하고,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액화산소장치 가동 등이 필요하다. 또 수과원은 패류의 경우 조기 출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장마가 끝나면 찾아오는 본격적인 폭염으로 인해 양식장은 또 다시 분주해질 전망이다. 올해 여름 무더위로 인해 평년 대비 수온이 1℃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이미 전날 14시를 기해 서해와 남해, 제주 연안 21개 해역에 대해 고수온 예비특보를 발령한 상태다. 고수온은 양식 생물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집단 폐사를 낳는 주요 원인이다.

고수온 상황에서 어민들은 사료 공급을 중단하고, 액화산소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사료를 먹고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만큼, 양식 생물들의 먹이를 제한해야 하는 것이다. 이외 얼음을 넣거나 표층 수온 대비 온도가 낮은 지하해수 공급, 냉각기 등도 필요하다.

자세한 대비 매뉴얼은 수과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상 가두리부터 해조류, 육상 수조식 양식 등 유형별 매뉴얼은 물론 양식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인도네시아어 등 언어별 매뉴얼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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