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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 소비자가격은 29일 기준 9만7319원이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1년 4월 이후 역대 최고 가격이다. 한우 등심의 평년 가격은 7만~8만원대지만 올해 들어 9만원 이상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2만4007원(kg당)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7월 26일(2만4267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가다.
올해 초만 해도 삼겹살 가격은 1만5000~1만7000원선을 오갔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가정 소비가 늘어나자 상승하기 시작했다. 3월부터 1만9000원선으로 오르더니 5월 들어서는 2만원원을 훌쩍 넘겼다.
축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밥을 차려먹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달간(2~4월) 외식 횟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79.5%에 달했고 국산 농축산물 구매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27%로 감소했다는 응답(14.1%)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농촌진흥청 조사에서도 코로나19 발생 후 육류 구입액을 늘렸다는 응답자가 2월 13.1%에서 4월 35.1%로 크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 삼겹살의 최고 가격은 2만8800~2만9800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한우 등심 역시 29일 최고 가격은 11만3900원으로 평균 가격을 20% 가량 웃돌았다. 일부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한우 등심과 삼겹살 한근(600g)값이 각각 6만8000원, 1만8000원선까지 오른 것이다.
축산물 가격 상승세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공급량 확대 등의 계획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재난지원금 효과가 줄어들면 수요대비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국내 돼지사육 규모는 1100만마리 가까이 돼 수급이 부족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재난지원금 효과가 떨어지면 가격이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농업관측본부가 매달 공개하는 축산관측 자료인 ‘한육우 6월호’에 따르면 반짝 강세를 보인 한우 가격이 공급 증가에 힘입어 추석 이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최근의 수요 증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반짝 효과로 소비자가 지원금을 5∼6월 중 소진하면 7월부터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과 단체 급식이 재개되면서 가정 소비가 주는 것도 한우 수요 감소를 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 발생의 영향으로 미국 내 육가공 공장이 폐쇄하거나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갔다”며 “5월 이후 미국 내 쇠고기 생산이 줄어 수입량이 일시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어려운 경기여건에서 공급은 증가하고 코로나19 특수 수요가 감소할 경우 수급·가격 불안이 우려된다”며 “한우 생산농가들은 최근 높은 가격을 이유로 생산을 늘리기보다 관측정보를 암소 감축과 송아지 입식조절 등 사육마릿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