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과 여가 동시에…관광공사 '블레저 프로그램' 외래객 1000명 유치

MICE 관광객 대상 맞춤형 서비스 제공
출장 중 여가 활동, 블레저 트렌드 확산
평균 체류 7.9일, 경제 효과 2.3배 상승
건축 투어부터 K-컬처 체험까지 다양해
  • 등록 2024-12-13 오전 6:00:00

    수정 2024-12-13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비즈니스와 여가를 결합한 새로운 여행 트렌드 ‘블레저(Bleisure)’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유망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국내에서 열린 14개의 전시박람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블레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약 1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MICE 목적으로 방한한 외국인이 출장 중에도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관광 서비스로 지난 2021년부터 시행 중이다.

블레저는 원격근무와 워케이션 문화 확산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서울시의 블레저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즈니스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의 85%가 출장 중 여가 활동을 병행했으며, 평균 체류 기간은 7.9일로 일반 관광객보다 하루 이상 길었다. 특히 블레저 여행객의 1인당 지출 규모는 약 439만 원으로, 일반 관광객의 2.3배에 달해 높은 경제적 효과를 보였다.

블레저 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전시박람회 참가자들의 여행 경험을 확장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블레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블레저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전시박람회의 주제와 연계된 건축 도슨트 투어, 패션 스트리트 투어를 비롯해 음식, 역사, 한류 등 다양한 K-컬처 체험을 통해 한국 문화를 깊이 경험했다.

지난 11월 공사의 블레저 관광프로그램에 참가한 일본인 여행객은 “출장 일정 중에도 여행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복궁에서 진행된 블레저 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올해부터는 참가자들의 편의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모바일 QR코드 기반 선택형 관광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왓츠앱과 위챗 등 글로벌 메신저를 활용한 디지털 관광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송은경 한국관광공사 MICE마케팅팀 팀장은 “과거에는 전시박람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을 모아 단체 버스로 움직이는 패키지 형태로 진행했으나 자유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전망대, 유람선, 식당 등의 입장권을 QR코드로 받아 입장하는 개인 선택형 관광서비스를 제공해 각자의 취향과 일정에 따라 원하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자유도를 높인 결과 올해 블레저 프로그램의 참가자 만족도는 평균 94.4점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박람회 개최지 인근 관광지와 근교 지역, 야간 관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점도 효과적이었다.

청와대사랑채에서 진행된 블레저 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내년에도 블레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한국 여행 경험이 적은 개발도상국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내실을 다질 예정이다. 또한, 참가자의 선호도와 체류 일수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향후 운영 전략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창욱 한국관광공사 MICE실장은 “올해 블레저 프로그램의 높은 만족도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시간 연장과 재방문 유도를 목표로 디지털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블레저 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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