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TBS 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서 진행자가 ‘경찰 추정대로 김 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참고서를 5권이나 살 수 있었을까?’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승 연구위원은 “매 순간 누가 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내면의 갈등은 분명히 있다”며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카드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특정 물건은 현금으로 사고, 또 휴대폰은 학교에 내려놓고 오고 참고서는 (카드로) 샀는데 마을버스로 가는 건 현금으로 타고 이렇게 가는 모습을 보면 그 순간 굉장히 고민과 갈등이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타살 후 유기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특정 장소까지 가는 데 다른 사람이 개입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경찰이 범죄의 혐의점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곳이) 마을버스의 종점이다. 만약 다른 사람과 같이 갔다면 분명히 사건 가능성이 확 넓어지는데 그 순간까지 김 군 혼자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장소에서 (옮겨와서) 유기될 가능성은 굉장히 적고, 오전 6시 33분에 (경찰이 김 군의 시신을 발견)하고 난 다음에 분명히 현장 분석을 했을 거다. 다른 장소로부터 옮겨왔다면 풀이나 흙이 쓸려있다든가 그런 게 있었을 건데,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에서는 아직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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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 군의 부모가 실종) 신고하자마자 경찰에선 휴대폰 추적을 하는데 학교에 남겨져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단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하는 거였다”며 “서현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나오는 모든 버스의 전수조사를 해서 김 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그 사이에 버스에 있는, 화질이 완벽하지 않아서 픽셀 형태로 보이는 CCTV로 당시 김 군이 입었던 옷하고 유사한 걸 다 찾아서 결국 (김 군이 숨진 채 발견된) 연수원에 가는 모습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아이 같으면 실종 아동 등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미국의 앰버 경보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는데, 18세 이상인 고등학생은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장도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김 군이 마을버스를 이용할 때 현금을 쓴 점과 휴대전화를 학교에 놓고 간 점 등에 주목하면서도 “(현재) 극단적 선택이 맞다, 아니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팀장은 “(경찰이) 학교 폭력 문제 등도 수사했을 것”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국과수 부검은 유족 동의를 거친 뒤 진행할 수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바탕으로 실종 당일 오후 6시께 김 군의 행적을 추가로 확인했다. 김 군이 28일 오전 6시 30분께 숨진 채 발견된 분당 새마을연수원 근처 야산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것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김 군이 학교에 놓아두었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서도 별다른 범죄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변 친구들과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김 군의 사망 경위와 정확한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