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몸에 좋은 기능성 수박으로 여름을 건강하게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 등록 2018-07-28 오전 7:00:00

    수정 2018-07-28 오전 7:00:00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여름은 건강을 더 신경 쓰게 되는 계절이다. 30℃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폭염 특보횟수는 2015년 101회에서 2017년 203회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점점 올라가는 여름철 기온과 함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대표적인 건강한 먹거리이다. 여름은 이러한 면에서는 축복받은 계절이다.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알려진 토마토, 블루베리 등이 제철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름 대표 채소는 수박이다. 그러나 수박이 토마토에 버금가는 건강식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토마토의 붉은 색을 내는 물질인 라이코펜은 토마토를 슈퍼푸드로 만들어주는 성분이다. 흥미로운 것은 수박의 색을 붉게 만드는 것도 같은 성분이라는 점이다. 라이코펜은 수박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미국농무부(USDA)에 의하면 토마토의 1.5배 이상이 들어있다고 한다.

라이코펜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항산화 기능을 인정한 건강기능 성분으로 그 효과가 베타카로틴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산화 능력이 높은 물질은 피부미용에 도움이 되어 여름철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건강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손상을 차단하여 천연 항암제로 불리기도 한다. 라이코펜의 항암효과는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수술이 예정된 전립선암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라이코펜 보충제를 매일 2회 15mg씩 3주간 복용시켰다. 그 결과 라이코펜 복용 집단에서는 전립선암 세포의 활동 강도가 20% 가량 줄어들었다.

수박의 또 다른 기능성분으로는 시트룰린이 있다. 시트룰린은 아미노산의 하나로 몸 안의 효소와 반응하여 아르기닌으로 변형된다. 이 물질은 혈관을 안정시키는 물질 생산에 관여하여 동맥기능 개선 및 혈압강하 효과를 보인다. 게다가 체내에 축적되는 젖산이나 암모니아 등의 독소 성분을 배출하는 요소 대사 작용을 도와 신장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운동하기 한 시간 전에 수박주스 약 500ml를 마신 선수들에게선 다음날 근육통이 덜 발생했고 심장박동수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수박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시판되는 라이코펜 보조제의 하루섭취량은 30mg, 시트룰린 보조제의 하루섭취량은 250mg이다. 수박의 라이코펜 함량을 50mg/kg이라고 생각했을 때 600g 정도면 유사한 양의 라이코펜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시트룰린은 수박 1g당 2.4~3.4mg이 함유되어 있어 100g이면 충분하다. 수박 한 쪽이 약 100g이므로 하루에 수박 6쪽이면 건강한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비롯한 많은 민간육종회사에서는 더 많은 양의 라이코펜과 시트룰린을 함유하는 고기능성 수박 품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더 건강해진 수박으로 한층 더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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