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모수개혁이냐, 구조개혁이냐. 이 개념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실제 실행방안을 가를 핵심쟁점으로 꼽힌다.
모수개혁은 종전 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기여율·지급률·지급 개시연령 등 핵심변수만 조정하는 방식이다. 점진적인 개혁안으로 꼽힌다. 공무원노조와 야당의 주장이 이에 가깝다. 구조개혁은 궁극적으로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공무원연금 체계 전반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이는 정부·여당의 주장이다.
모수개혁·구조개혁 등 실행방안, 주체간 입장차 커
모수·구조개혁을 둘러싼 대타협기구 차원의 논쟁은 지난 12일부터 본격화됐다. 기구 산하 연금개혁분과 제5차 회의부터다. 당시 분과 회의에서는 이런 내용의 문답이 오갔다.
강기정 공동분과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새누리당의 안과 정부 의견은 구조개혁에 해당하는가.
최관섭 인사혁신처 성과복지국장=국민연금으로 완전히 통합되면 완전 구조개혁이지만, 현재 공무원연금 체계는 유지할 것이다.
김용하 분과위원(순천향대 교수)=정확하게 얘기하면 구조개혁이다.
김용하 위원=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유사한 형태로 가는 것으로 구조개혁이 맞지만, 신규 공무원이 기존 공무원에 비해 불리한 것은 아니다.
17일 제6차 연금개혁분과위 회의에서도 논쟁은 계속됐다. 특히 이때는 전문가그룹의 김태일 분과위원(고려대 교수)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혼합한 ‘제3의 안’을 제시해 논의가 새 국면을 맞았다. 신규 공무원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정부·여당안의 경우 노후소득 보장이 약하다는 판단 아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 개인저축계좌(개인 4%+정부 2%)도 두자는 안이다.
강기정 위원장=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저축계좌를 합하면 지급률이 1.8% 정도(현행 1.9%) 되는 것인가.
김태일 위원=대략 그렇다.
천지윤 인사혁신처 연금복지과장=30년 근무하고 20년간 연금으로 받는다면 한달에 45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조원진 위원장=개인저축계좌를 적립하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되는가.
천지윤 과장=6%(개인 4%+정부 2%)씩 적립하면 한달에 3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김태일 위원의 안은 예컨대 9급 기준 신규 공무원의 경우 국민연금(85만원 안팎)과 퇴직연금(약 45만원) 외에 개인저축계좌(약 30만원)까지 더해 한달에 150만~160만원 정도 보장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제8차 회의에서는 이같은 복수의 안들이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온다. 일각에서는 합의가 된다면 결국 전문가그룹이 제시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섞은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타협기구 한 고위관계자는 “김태일 교수가 제시한 것처럼 정부가 2%를 부담하면 재정 부담이 여전할 것”이라면서도 “이 방식이 타결에 가장 근접할 것 같다”고 했다.
직업공무원제 성격 규정도 개혁방식 갈라놓을 요인
직업공무원제의 성격 규정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가를 요인 중 하나다. 직업공무원제를 강력하게 규정한다면 모수개혁이, 공직 내외의 유연한 교류를 허용한다면 구조개혁이 각각 더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어서다.
지난 분과 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됐다. 특히 류영록 분과위원(공무원노조총연맹 위원장)이 정부 측에 “공무원의 특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최관섭 인사혁신처 국장은 “공무원연금은 일반적으로 국민연금보다 유리하다”면서 “법적 논란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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