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에서 급속하게 진행 중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지속 하락해 2040년대에는 연평균 0%대까지 떨어질 거라는 국회 산하 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중장기적 재정위험 요인인 인구위기에 대해 정부가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 25일 오후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에 출생신고서가 비치되어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만8천984명으로 1년 전보다 2천798명(-12.8%) 줄었다. 이는 2020년 11월 3천673명(-15.5%) 감소한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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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예정처의 ‘2024년도 예산안 총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출산율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2040년 총 인구는 4916만명으로 2020년(5184만명) 정점 대비 268만명(5.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적으로 2070년 총 인구수는 1418명(27.4%) 감소한 3766만명으로 전망된다.
이는 △교육 △국방 △근로 △납세 등 국민의 4대 의무에 모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예정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급당 학생수가 지난해 21.1명에서 2040년 10명으로 11.1명(52.6%)까지 떨어지고, 신규 병력자원 규모는 20대 남성 인구가 줄면서 2020년 18만6000만명에서 2040년 10만1000명으로 8만5000(45.7%)까지 감소한다고 봤다.
근로의 경우 취업자 수 자체가 감소하는 동시에 취업자 중 고령인구의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2070년 취업자 수는 1864만명으로 2022년 대비 66.3% 수준으로 하락하고, 취업자 중 노년층은 약 50년새 2.78배 늘어난 32.2%로 예상된다. 고령인구부양률은 24.59%에서 100.61%로 4.09배나 뛰어 국민부담률과 사회보장부담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인구 변화가 우리의 장기 경제성장률 자체를 끌어내린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인구 시나리오에 따른 경제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고위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대 이후에도 연평균 1% 이상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저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대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연평균 0.1%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된다”며 “빠른 인구 변화로 인한 장기경제성장률 하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자료=국회예산정책처, 통계청,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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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령화가 재정지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2022년 49.2%에서 2070년 192.6%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정처에 따르면 총수입은 2070년까지 연평균 0.8% 증가하는 반면, 총지출은 1.4% 늘어 재정수지 적자 폭은 확대된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2022년 86조원에서 2070년 458조7000원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4.0%에서 12.4%로 8.4%포인트 상승한다.
예정처는 “인구 위기는 인구 정책적 측면에서 저출산 대응, 이민정책과 관련돼 있고 경제산업적 측면에서는 첨단산업 육성, 인재양성 등 다양한 정책과 관련돼 있는데 현행 체제로서는 다양한 행정수요를 종합적으로 관장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면서 “인구는 우리 경제의 장기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고, 국가 차원에서 효과적인 인구위기 대응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