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좋아지는데, 대만 탈출하는 外人…정치적 불안"

유안타증권 보고서
대만, 한국 대비 외국인 순매도↑…총통 선거 불확실성
  • 등록 2023-10-23 오전 7:33:43

    수정 2023-10-23 오전 7:34:14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두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중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큰 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23일 미국의 경기 호조가 국채금리와 달러지수의 추가 상승을 야기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지난주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어섰고, 환율 변동성이 높아진 한국과 신흥국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최종 수요국의 소비 경기 개선은 수출 경제국인 한국에 긍정적인 변화란 평가다. 특히 회복세가 강한 미국은 한국의 수출 시장에서 빠르게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9월 기준 한국의 수출금액 중 미국의 비중은 18.4%로, 중국의 20.1%와 큰 차이가 없다.

미국의 경기 개선은 국내 반도체주에 특히 우호적인 여건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종은 ACWI 기준으로도 2024년 최근 3개월 실적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가장 빠르게 상향되고 있어, 회복의 신뢰도와 선호도 모두 높다는 설명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련 대표국인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수출액 증감률은 낮은 저점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가 유예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목할 만한 현상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8억9000만달러인 반면, 대만 증시는 -162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중국 본토의 -128억7000만달러 역시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국과 대만 증시의 수급 차별화는 대표 종목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005930)의 외국인 지분율이 0.42%포인트 증가한 반면, TSMC는 0.69%포인트 감소했다.

양안관계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은 2024년 1월 총통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민진당(반중), 국민당(친중), 민중당(중도)’ 모두 우위 없는 접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민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국민당과 민중당의 단일화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만 행정부의 친중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탈중국 기조인 글로벌 자금의 반도체 투자 선택지는 한국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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