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지 않지만, 봄철을 맞아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여전히 주말 이동량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지난 23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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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는 797명으로,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106일 만에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울산, 대전 등에서 가족이나 지인 모임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고, 기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의 여파도 여전히 이어진 탓이다.
특히,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30%에 육박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문제다. 지난해 11월 시작됐던 3차 대유행 상황을 토대로 단숨에 900~1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3차 유행 때와 비교해 환자 수가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방역 긴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뜻한 봄철에 접어들면서 주말을 맞아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주말 이동량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방역 당국이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부분 중 하나다.
방역 당국이 지난 21일 통계청이 제공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바탕으로 이동량 변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 주말이었던 4월 17~18일 이틀간 전국 이동량은 6200여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동량은 직전 주와 비교하면 4.2% 감소했지만, 방역 당국은 ‘수도권에서 누적된 지역사회 감염이 비수도권으로 번져나가는 양상’이라며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주말 이동량도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주말 예상 교통량은 토요일인 24일이 최근 4주 평균(452만대)보다 43만대 많은 495만대, 일요일인 25일이 4주 평균(401만대)보다 33만대 많은 434만대다. 김포공항 등엔 지난 23일부터 국내선 비행기 탑승객이 몰려 오전 시간대 항공편이 일부 매진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보통 주말에 이동량이 많이 증가하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비중도 조금 더 높아지게 된다”며 “환자 수가 아주 급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