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투기 파문에 3기 신도시 전체가 조사 선상에 올랐다. 정부는 4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합동조사단을 꾸려 3기 신도시 전역에 국토교통부와 LH 등 유관 공공기관, 지자체 직원 등의 투기 여부를 전수조사키로 했다. 다만 조사 대상인 국토부 직원들도 합조단에 포함돼 ‘셀프조사’란 비판이 일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총리실 1차장을 단장으로 관계기관 합조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며 “3기 신도시와 관련해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의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수사의뢰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합조단엔 국무조정실, 국토부, 행안부, 경찰청, 경기도, 인천시 등이 속한다. 3기 신도시 관련 담당 공직자 외에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대상으로 토지소유 및 거래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대상지역은 광명·시흥을 비롯한 3기 신도시 6곳에 과천과천, 안산장상지구까지 8곳이다. 합조단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전수조사를 마친단 방침으로, 특히 국토부와 LH 전 직원은 다음주까지 조사를 끝내겠단 목표다.
| 4일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에 대국민 사과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사진=국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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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소관 업무의 주무부처 장관이자 직전에 해당기관을 경영했던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위법행위 확인 시 고소, 고발, 징계 등 엄정조치와 함께 재발방지책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토부 직원이 합조단에 속해 벌써부터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 식구 감싸주기’ ‘꼬리 자르기’ 행태가 나올 수 있단 우려다. 이에 대해 변 장관은 “토지거래 전산망을 국토부가 운영하고 있어 조사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국토부를 포함한 관계기관이 합조단에 있어 조사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의 공익감사 등 추가적인 감사나 경찰 수사가 필요하면 해당기관에 수사 의뢰하는 등 적극 조치하겠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변 장관 스스로가 LH 사장 시절 관리·감독 의무를 저버린 셈인데 국토부가 투기의혹을 셀프조사하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지자체장이나 정치인까지 포함돼 있다면 모두 밝힐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조사단에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