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 본 증권사…하반기에도 주가 쭉 오르나

2Q 늘어난 증시 거래대금에 브로커리지 부문 好
IB 부문 만회 넘어 분기 실적 호조 이끌어
"하반기에는 다소 주춤 예상…他부문 회복이 필수"
  • 등록 2020-08-20 오전 2:00:00

    수정 2020-08-20 오전 2:0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2분기 ‘동학 개미’들 덕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얻어낸 수수료 수익 덕에 큰 폭의 이익 성장세를 시현했다. 해외 영업 활동 부진 등으로 인해 위축된 투자은행(IB) 부문을 개인 투자자들 덕에 상쇄한 것에 이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주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거래대금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순이익 증가 추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브로커리지 외 부문의 회복 등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동학개미 덕택… IB 부진 메우고 브로커리지 부문 성장까지

지난 2분기(4~6월)는 ‘동학 개미’들의 활약이 돋보인 분기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가증권(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향을 겪었던 지난 1분기에 비해 45%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3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증시에 신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2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는 등 신기록도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는 2분기 순이익만 30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4%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이익 역시 3871억원을 기록하며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다른 대형 증권사들 역시 적게는 36%에서 많게는 무려 317%까지 순이익이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005940)(2305억원,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 △한국투자증권(2958억원, 56.2% 증가) △삼성증권(016360)(1317억원, 36.9% 증가) △KB증권(1515억원, 62.7%)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039490)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317%나 증가한 2215억원으로 집계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를 부문별로 들여다보면 ‘동학 개미’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대부분 증권사에서 IB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둔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IB 부문의 수수료는 지난해 2분기 420억원 수준이었던 것이 328억원으로 약 22% 줄어들었지만, 순영업수익 중 브로커리지 부문은 2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102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IB 부문의 수익은 6.2%, 5.4%씩 소폭 감소했지만 수탁 수수료는 각각 36.4%,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역시 2분기 순 수탁수수료만 163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은 해당 기간 수수료 수익만 176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735억원)의 두 배 이상을 올렸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보다 높은 수익을 위해 신용거래융자 등을 사용하는 비중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관련 실적은 호조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동성보단 기타 부문 회복해야 장기적 성장”

‘동학 개미’가 이끈 긍정적인 2분기 실적 덕에 증권주들이 포함된 KRX 증권지수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300선까지 떨어지며 부진했던 것이 지난달 10% 넘게 오른 데에 이어 이달에도 11% 넘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KRX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6.52포인트) 오른 624.61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한 8월 들어 미래에셋대우는 15.59% 올랐고 한국금융지주도 18.55% 뛰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5~8% 올랐다.

다만 하반기에도 증권주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 주도의 거래대금 증가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사업부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꾸준한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에 의해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면서도 “3분기에도 거래대금 호조는 이어질 수 있겠지만 트레이딩, IB 부문 등이 살아나는 것이 추가적인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순이익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4분기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증권사 9곳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1.4% 증가하겠지만 4분기에는 약 1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의 증가율이 92.6%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하반기에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한도에도 부담이 있는데다가 향후에도 2분기와 같은 증시 급등,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성장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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