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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앞두고 3개국과 막바지 협상
정부는 오는 11월23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를 연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다. 그전에 주요 교역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양자 FTA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지난 8일 “내달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FTA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미 아세안과 FTA를 발효한 상태다. 그러나 다자 FTA 특성상 시장개방 정도는 제한적이다. 이를 개별 국가 간 양자 FTA를 통해 추가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1001억달러(지난해 기준)에 이르는 아세안 시장 문턱이 한층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와 아세안의 교역 규모는 이미 단일 경제권으론 중국(1621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계획대로 된다면 우리는 아세안 교역 상위 5개국과 모두 개별 FTA를 맺게 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각각 2, 4~5번째 교역국이다. 지난해 교역액이 각각 200억달러, 192억달러, 156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는 지난 2015년에 아세안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683억달러), 2006년에는 3대 교역국 싱가포르(198억달러)와 이미 FTA를 체결해 발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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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한-아세안 정상회담 50일을 남겨둔 이달 5일 브리핑에서 “우리와 아세안 국가는 자유무역 질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며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방 국가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10개월째 뒷걸음질…신남방 시장 확대로 반전 모색
정부로선 현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장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미·중 무역분쟁과 그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10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아세안 시장 교역 성장세도 올 들어선 주춤하다. 지난 9월에도 79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0.5% 줄었다. 동남아 시장 최대 경쟁자인 일본은 이미 이들 국가와 모두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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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RCEP는 원래 중국이 미국 중심의 국제무역 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출발한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성사 의욕이 한층 커졌다. 일본 역시 미·일 주도로 추진해오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미국의 탈퇴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RCEP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동남아 개별 국가와의 FTA와 RCEP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아세안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계획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신남방·신북방 등 전략지역 수출 비중을 지난해 21%에서 2022년 30%까지 9%포인트 올린다는 내용의 수출시장구조 혁신방안을 확정·발표했었다.
김용래 차관보는 “아세안 주요국과의 양자 FTA를 통해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아세안 지역 주력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철폐할 것”이라며 “현지에서 일본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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