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계은행 총재에 '충성파·對中 강경파' 맬패스 지명

트럼프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 치켜세워
기부변화·대중 지원 프로그램 축소될 듯
'세계은행 구조조정, 가속도 붙을 것' 전망
  • 등록 2019-02-07 오전 6:29:53

    수정 2019-02-07 오전 6:29:53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김용 전 세계은행(WB) 총재의 후임에 ‘트럼프 충성파’이자 ‘대중(對中) 강경파’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맬패스(사진)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6일(현지시간) 공식 지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맬패스 차관을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이 효과적이고 현명하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맬패스는 오랫동안 세계은행의 책임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맬패스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경제참모를 거친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졌다. 앞서 공화당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국무부 관리로 일했다.

맬패스 지명자는 김 전 총재 시절 세계은행의 역할 확대에 비판적 스탠스를 보였던 인사였던 만큼, 세계은행의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더 나아가 세계은행이 추진해온 기후변화와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도 예산이 삭감되거나 폐지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중국 지원과 기후변화에 거부감을 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맬패스 지명자를 “중국을 극렬히 비판해온 트럼프 충성맨”이라고 묘사했다. AFP통신도 “논란이 있는 선택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수 주주들, 특히 유럽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면 세계은행 구조조정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세계은행은 이날부터 3월14일까지 차기 총재 후보 등록을 받고, 4월 중순 김 총재의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통상 이사회가 미국 측 지명자를 그대로 수용하는 게 그동안의 불문율이었던 만큼, 맬패스 지명자는 순조롭게 새 총재에 선출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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