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증시브리핑]저성장의 시대

  • 등록 2014-10-31 오전 8:06:17

    수정 2014-10-31 오전 8:06:17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008년 이후 시작된 미국의 유동성 시대는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종료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반나절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우리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30일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니즈를 파악해 2014년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 내용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주요 전략대응을 통해 경쟁력과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매력은 있지만 실적 악화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29일보다 4.51%(5만1000원)오른 11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할 경우, 어느 정도 규모로 주가 부양이 가능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결정은 고성장 시대의 종료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실적 감소는 3분기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던 올 1월부터 삼성전자는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오미 등 중국 후발업체들은 무서울 정도로 추격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시장이 돼 주던 미국도 돌아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3.5%라고 발표했다. 시장기대치(3.0%)를 웃도는 수치로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인 점이 주효했다. 수입보다 국내 생산으로 국가의 살림을 꾸려나가다 보니 수출주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날 다우존스 종합지수가 1.30% 오르는 등 뉴욕증시는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냥 환호할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현대중공업(009540) 등 경기민감 대형주들은 역대 최악의 어닝쇼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저성장 고령화 추이를 지켜 보면서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를 거스를 순 없다. 저성장이 패러다임이다. 수출과 성장을 상징하던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조차 울며 겨자먹기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성장력 있는 일부 내수주와 주주 환원정책을 펴는 종목들을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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