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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코웨이(021240)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했던 박재영 글로벌방판사업부문장(상무)의 자신감 섞인 포부다. 박 부문장은 2006년부터 8년간 말레이시아 초대 법인장을 역임하며 현지에 렌털 시스템을 도입시킨 주인공이다. 12년 후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100만 계정(지난해 말)을 달성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코웨이의 과감한 해외 투자에 임직원들의 도전정신이 더해져 해외에서 결실을 이뤄낸 셈이다.
7일 서울 중구 코웨이 본사에서 만난 박 부문장은 “말레이시아는 지정학적으로 보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중국, 싱가포르 등과 연결이 용이한 동남아의 중심국가”라며 “10여년 전만해도 현지의 수(水)질이 좋지 않아 필터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렌털시스템을 도입하면 잘 될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에게 말레이시아법인 설립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 필요성을 느꼈던 윤 회장도 박 부문장의 보고에 반색했다. 윤 회장은 36살로 비교적 어린 박 부문장(당시 과장급)에게 말레이시아법인장이라는 직책을 부여하고 즉시 작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보고는 했지만 박 부문장의 부담감은 너무도 컸다. 현실은 우려로 다가왔다. 말레이시아 현지로 가보니 현실은 이론과 달랐다. 현제 판매·서비스 조직을 구축하려고 했지만 말레이시아인들에게 렌털 방식은 너무 생소했다. 박 부문장은 “판매 조직을 외부에서 데려오려고도 했지만 6개월간 컴플레이만 받는 등 고충이 컸다”며 “서비스 전문가 ‘코디’(코웨이 레이디) 역시 우리가 직접 10명을 뽑아도 다음달엔 1명만 남더라. 10명을 채용하는데 2~3개월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당연히 첫해 실적은 저조했다. 진출 1년차인 2007년 월평균 판매량이 300대에 불과했다. 박 부문장은 당시 월평균 1000대 달성을 위해 로컬형 렌털시스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승진 규정 등이 모두 한국식이었던 당시 시스템을 말레이시아 시장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했다. 자연스레 말레이시아 직원들에게 동기가 부여됐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쌓이면서 말레이시아 직원들은 공격적으로 업무에 나섰고 결국 그 해 11월 월평균 1000대의 목표를 달성했다.
박 부문장은 “이후 지속적으로 판매 목표가 높아졌지만 말레이시아 현지 직원들과 워크샵 등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해법을 모색했다”며 “결국 렌털 비즈니스의 핵심은 사람인 만큼 인력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코웨이 판매원을 하고 싶은 인력들을 한 곳에 모아 처음으로 2박3일간 집체교육을 실시했는데 당시 380명이 왔다”며 “이들이 첫 달에 모여 판매한 제품이 1000대나 됐다”고 덧붙였다.
코웨이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다이아몬드, 엘컨 등의 현지업체들이 단순 정수기 판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코웨이의 렌털 방식을 따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쿠전자(192400), 청호나이스 등이 코웨이 이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혜택을 받고 있다. 코웨이는 이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의 렌털왕좌’를 꿈꾸고 있다. 박 부문장은 “기존에 다소 주춤했던 태국법인(2만 계정)을 오는 2021년까지 10만 계정까지 확대하고 오는 8월엔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베트남에 법인 설립을 계획 중인데 이들 국가들만 따져도 인구가 5억명 이상이어서 잠재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 부문장이 올해 글로벌 사업부문에서 내세운 목표는 총 150만 계정 확보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태국·미국법인에서 계정 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부문장은 “태국은 말레이시아와 연계해 올해 코디 조직을 확대하면서 키울 예정”이라며 “미국의 경우 아마존과의 제휴 등 시판부문에서 성과가 있었는데, 기존 서부지역 중심이었던 영업 범위를 교민들이 많은 동부지역에 집중해 전년대비 30%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