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노조 반발에 서비스사업 분사 철회..'독립사업부' 향방은

지난달 깜짝 발표했다 불안감 증폭에 결국 없던 일로
비대해진 조직 정비와 내부 반발 사이에 고민 커질 듯
  • 등록 2018-10-09 오전 9:18:34

    수정 2018-10-09 오전 9:18:34

안랩 판교사옥 전경. 안랩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국내 최대 정보보안 업체 안랩(053800)이 관제·SI(시스템 통합)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사업부를 분사(안랩BSP)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직원들의 극심한 반발이 결국 사상 첫 노조 결성으로 이어졌고, 대내·외에 걸쳐 불안감이 증폭된데 따른 조치다. 사업부별 독립 체제 청사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9일 안랩에 따르면 권치중 안랩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안랩 임직원들에게 ‘분할조치’ 철회를 주 내용으로 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권치중 대표 “분할조치 철회” 공식 발표..진화 나서

권 대표는 이를 통해 현재의 비대해진 조직을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바꾸기 위해 ‘독립사업부제’를 실시한데 이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로 물적분할 방식의 분사를 결정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누어서 독립적 사업을 가져가지만 필요할 때 경영진이 나서 ‘협력’을 강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며 “‘따로’와 ‘같이’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기위한 방법으로 ㈜안랩BSP설립을 중심으로 한 방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부 반발이 거세게 이어진데 대해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당혹감, 우려감, 분노 등을 접하고 안랩직원 대다수가 안랩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반면교사(反面敎師)’하게 되었다”며 “특히 이로 인한(물적분할) ‘상실감’이 제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크다고 알게되었으며 이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내부 반응을 고려해 이사회에 해당 안건을 긴급상정, 분할조치를 철회한다고 공식화했다. 상장사로서 공시절차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하다보니 소통이 다소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독립사업부제, 분사 시나리오 철회 후 향방 ‘고민’

앞서 안랩은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어 서비스사업부를 현 사업부장인 방인구 상무를 대표로 하는 안랩BSP(가칭)로 물적분할한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안랩은 한국IBM 출신 권치중 대표가 취임한 2014년 이후 △서비스 △엔드포인트 △네트워크 등 세 개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독립사업부제를 운영해왔다. 그간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과거 관제서비스 자회사인 안랩코코넛 등을 합병한 이래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의사결정 과정이 느려지고 협업 체계도 복잡해진데 따른 조치였다.

권 대표는 지난 4월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사업부별 독립 운영을 통해 조직을 보다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었다. 당시 분사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으나 결국 분사 결정으로 이어졌다.

다른 IT·보안 기업을 봐도 사업부를 분사해 민첩함과 집중력을 키우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란지교소프트가 지란지교시큐리티(208350) 등으로, 파수닷컴(150900)이 스패로우 등을 분사한 전례도 있다.

다만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분사 과정에서 매각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극심한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분사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이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회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 대한 강한 반발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결국 창사 후 첫 노조 결성으로 이어졌다.

권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메일에서 “이번 결정이 추호도 ‘매각’이나 ‘구조조정’, ’특정조직의 이익증대’등의 방편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며 “이 일로 인한 여파로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과 우리가 지키는 고객의 안전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독립사업부제는 결국 각 사업부를 분사하는 걸 지향점으로 삼았을텐데 앞으로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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