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강소기업]④다가올 ‘1인1로봇’ 시대…주인공은 ‘로보티즈’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로봇 관절 역할 '액추에이터' 주력
지난해 155억 매출, "4차산업혁명, 로봇 중간 소통 주요 역할" 강조
  • 등록 2017-08-31 오전 5:00:00

    수정 2017-08-31 오전 5:00:00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로보티즈)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머지않아 ‘1인 1로봇’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로보티즈는 그때 주역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30일 서울 가산동 로보티즈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김병수(48)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반화될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은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을 고립시키지만, 또 한편으로 고립된 사람들 간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최근 일반화되듯 향후 사람들 간 소통에 로봇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외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 업체들에 기술적인 지원을 하면서 20년 가까이 쌓인 노하우가 향후 모든 가정에 로봇이 일반화될 때에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엔터테인먼트 로봇, 소셜 로봇 등 차세대 로봇 제품들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공대 석사 출신인 김 대표가 1999년 창업한 로보티즈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 관절 역할을 하는 동력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 등에 주력하며 지난해 매출액 155억원을 올렸다. 이 중 수출 비중은 60%에 달하는 등 로보티즈는 현재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당초 창업할 생각은 없었다. 때문에 직장 생활도 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퍼스널 서비스 로봇’과 관련한 국내 토양은 매우 척박함을 것을 느꼈다. 나이 서른에 창업에 도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지 ‘로봇이 좋아서’ 창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초기 아이템인 ‘스마트 토이’ 기술을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국내외 업체들에 공급했다. 관련 로봇 제품은 ‘디디’와 ‘디티’ 등 이름으로 전 세계 시장에 약 120만개가 팔려나가며 나름 선전했다. 그는 스마트 토이에서의 작은 성공을 기반으로 로봇 개발뿐 아니라 생산과 마케팅, 유통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독자 로봇사업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실제 후속으로 내놓은 제품들 판매가 저조했다. 로열티로 벌어들인 돈은 일찌감치 소진됐고,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20억원 가량 대출은 당시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돌아왔다. 임직원 급여는 1년 가까이 밀렸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액추에이터를 사업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당시 액추에이터 시장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이는 크나 큰 모험이었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옳았다. 2003년 착수한 액추에이터 사업과 관련, 얼마지 않아 일본 업체와 첫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업계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액추에이터는 현재까지 전 세계 200여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들에 공급됐다. 김 대표는 액추에이터 성공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도 추진했다. 그 결과, 로보티즈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로보티즈 미니’는 미국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집안일을 도와줄 10대 로봇’에 선정되기도 했다.

액추에이터 사업을 통해 극적으로 부활한 김 대표는 이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창업할 때부터 1인 1로봇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다림이 예상보다 길었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등 1인 1로봇에 대한 이슈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액추에이터 외에 소프트웨어(SW) 등 관련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는 ‘로봇 솔루션’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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