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공약 시기 늦춰지나...김진표·이용섭 "검토중"

민주당, 최저임금 1만원 2020년→2022년
이용섭 "민주당 공약 수정 보고서 검토중"
김진표 "'임금인상·자영업 도산' 함께 고려"
내달 판가름날듯..'5개년 계획' 30일께 발표
  • 등록 2017-05-19 오전 5:30:00

    수정 2017-05-19 오전 5:30:00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 정부 5년간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에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정책 쌍두마차’로 꼽히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여당 측에서 자영업자·중소기업 부담 등을 감안해 시행 시기를 늦추자는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18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일자리위가 건의한 보고서 내용을 보고 있다”며 “현재는 (수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관계부처 장관(11명) 등 민·관 일자리위 위원 구성이 완료되면 공약 검토 결과를 일자리위원장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일자리위는 지난 9일 작성해 청와대에 건의한 보고서에서 “민주당 당론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며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므로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주 40시간 근로기준 월급 135만2230원)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영업·중소기업은 임금 부담을 호소했다.

‘미니 인수위원회’ 조직인 국정기획자문위도 이 같은 부담을 감안해 최저임금 공약 로드맵을 검토 중이다. 김진표 위원장은 통화에서 “소득중심성장 정책에 따라 노동 생산성에 비례해 임금을 늘려주는 게 맞다”면서도 “이렇게 임금을 올릴 경우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도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자영업·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런 지원 정책으로 임금 인상분을 보상할 정도가 되는지 평가해 봐야 한다”며 “이 평가를 한 뒤 (공약수정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정기획자문위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 확대 △음식점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 △납품단가와 최저임금 인상 연동 등의 자영업·중소기업 보상 대책을 검토 중이다. 국정기획자문위는 내달 30일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업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수정 움직임에 상반된 분위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최대임금이 아니다”며 “1만원으로 인상되면 편의점이나 식당 등 영세사업장 상당수가 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뒤로 밀리는 것이 아니라 앞당겨져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의 최저임금 공약 뒤집기가 잘못됐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논평했다. 2018년 최저임금을 정하는 법정 시한은 내달 29일까지다.

※최저임금=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회사)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정한 제도다. 1986년 12월 31일에 최저임금법이 제정됐다. 1987년에 최초의 최저임금이 결정돼 이듬해인 1988년부터 적용됐다. 이후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올해까지 29차례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주 40시간 근로기준 월급 135만2230원)이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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