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한류 규제 경계령…"中 리스크를 최소화하라"

中 한류 규제령에 면세업계 긴장…국내외에서 리스크 분산 움직임
방한 외국인 중에 유커 비중 낮추고 다양한 국적 유입하려 노력
롯데·신라 등 상위권 면세사업자, 일본·태국 등 해외 진출 활발
  • 등록 2016-11-25 오전 6:00:00

    수정 2016-11-2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중국정부가 한류 규제 움직임을 구체화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있다. 한국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속조치로 한류 콘텐츠 규제에 나선 데 이어 한국산 제품과 한국행 관광 등으로 제재 수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국내 면세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한 매출 비율은 66.5%로 내국인보다 2배가량 높았다. 국내 1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3조1986억원)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한 비율은 약 70%로, 업계 전반으로도 유커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중국의 경제 제재가 표면화되지 않아 당장 면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우선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1~23일 진행한 팸투어 행사에 중국(50여곳)을 비롯해 일본(10곳),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10곳) 국가 등에서 총 70여곳의 여행사를 초청했다. 중국뿐 아니라 국적을 다양화해 유커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관광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여행상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태국 푸껫점(위)과 롯데면세점 일본 도쿄점(아래)
국내 면세사업자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구축하려는 의도다.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특히 유커가 선호하는 태국·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국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태국(665만명), 한국(560만명), 일본(448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호텔신라(008770)는 지난 19일 태국 푸껫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2013년 1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2014년 7월 마카오 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연 데 이어 태국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했다. 내년 상반기 일본 오사카에 시내면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태국·일본 등 현지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해외에서 공항점과 시내점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점과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미국 괌 공항점, 일본 간사이 공항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을 운영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일본 오사카와 태국 방콕에서 시내면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1위, 세계 3위 면세사업자이지만 2020년 글로벌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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