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하게 자동차 진출을 추진하는 구글과 자동차부품(LG전자(066570))·배터리(LG화학(051910))·전장부품(LG이노텍(011070))·차량용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034220)) 등 자동차 사업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LG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그럴듯했기 때문일까. 시장은 루머에 즉각 반응했다.
그 배경엔 100년 만에 돌아온 전기차(EV)가 있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100년 동안 화석연료를 이용한 복잡한 내연기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동수단’의 헤게모니를 쥐었다. 그러나 EV는 ICT 기업에 그 기술 장벽을 무너뜨릴 기회를 가져다줬다. IT기업 페이팔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가 2008년 창업한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지난해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를 제치고 EV 판매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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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는 100년 만에 부활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정부가 1990년대 들어 지구 온난화를 막자며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했고 자동차 회사는 어떻게든 이에 발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해 9월 202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97g/㎞, 연비 기준을 24.3㎞/ℓ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북미·유럽·일본 등 세계 주요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기차로 시장 판도 바꾸려는 기업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지난해 11월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현 7종에서 22종으로 확대한다는 친환경차 로드맵을 발표했다. 신차 15종은 EV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를 중심으로 PHEV·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에 집중돼 있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전 모델의 평균 연비를 올해보다 25% 높여 세계 2위 친환경차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커져 가는 친환경차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1997년 세계 최초 HEV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래 HEV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판매된 168만대의 하이브리드차 중 69%인 116만대는 도요타다.
EV도 HEV처럼 처음 선점하는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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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도 지난해 첫 EV 전용모델 i3와 PHEV i8을 내놓고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총 6만2243대의 EV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5배 남짓 성장한 중국 기업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EV 성공 장담 못해” 회의론도
전기차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전기차 상용화의 전제조건인 배터리 개발이 더디기 때문이다. 너무 비싼 탓에 정부 지원금 없이 자생할 수 없는데다 주행거리의 한계로 대중성도 떨어진다. 전기 충전과 주유를 병행하는 PHEV가 EV보다 더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이와 대조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변속기 다단화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배출가스 감축도 진행형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초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환영한다”면서 경쟁 우위를 자신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전기차의 친환경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충전을 위한 전기를 생산하려면 어차피 화석·핵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중 일부는 지구온난화 자체를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각국 정부와 거대 자본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해석한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흥빙은 화폐전쟁 5편에서 “전기차 혁명은 금융권에서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억지로 붙인 타이틀”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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