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중심에 바로 대한항공(003490)이 있다. 지난해 말 그룹이 3조5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에 나선 대한항공의 현재 신용등급은 ‘A-’, 신용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자구계획안 이행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이 A급에서 BBB급으로 내려앉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S-OIL의 지분 전량을 1조9000억원 규모로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하며 일단 숨통이 트인 상태다. 시장 참여자들도 대한항공이 당장 당면한 유동성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아직 우려는 남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이 S-OIL 지분 매각으로 한진에너지의 담보차입금과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등을 제외하고 9000억원 내외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할 자금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사업 계획을 볼 때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과 미국 소재 월셔그랜드 호텔 재건축 등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어 자금이 소요될 곳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차입금 부담도 과중하다. 3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908.3%이며 차입금 의존도도 67.5%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크레딧 위험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한진해운이다. 한진해운이 언제 또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이미 6500억원을 투입한 상황이나 해운업황 회복이 쉽지 않아 추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신평사는 S-OIL 지분 매각만으로는 대한항공의 재무부담이 큰 폭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대한항공은 노후 항공기는 매각하고 있지만 율도 비축유 기지 등 보유 부동산 매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S-OIL 지분매각은 긍정적이나 무리한 호텔 사업 등을 추진하는 만큼 자산 매각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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