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재차 홍콩에 갔을 때도 이러한 식품 한류를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세계 각지의 식품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홍콩에서 한국 식품의 인기는 당연 최고였다. 목 좋은 진열대에는 한국 식품이 놓여 있었고, 라면·양념장·과자 등 한국 식품만 따로 파는 ‘한국식품관’ 코너도 눈에 띄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에서 한국 식품을 사기 위해선 시내 중심의 대형마트나 한인 가게를 가야 했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쉽게 한국 식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각 종 규제와 성장동력이 한계에 다다른 우리 식품 기업엔 천금 같은 기회다. 어깨가 으쓱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공업용 쇠고기 기름을 쓴 라면이나 쓰레기 단무지를 넣은 만두 등 지난 수십 년간 끊이지 않고 논란이 된 식품 안전에 대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K-푸드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식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란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수출되는 지금은 그 의미가 더욱 중요하다. 자칫 한 기업의 잘못이나 실수가 한국 식품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급할 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시류에 편승하려는 조급함보다는 세계 시장으로 뻗어 갈 긴 여정을 앞두고 다시 한번 신발끈을 다잡는 신중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