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라니냐 증시전략

  • 등록 2012-02-29 오전 8:09:36

    수정 2012-02-29 오전 8:09:36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굶어 죽기는 정승 하기보다 어렵다` `산사람 목구멍에 거미줄 치랴` `다 제 먹을 것 타고난다`

적어도 먹는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여지가 컸음을 말해주는 속담들이다. 공동체적 정신이 굶는 이웃을 그냥 내버려두지도 않았다. 그 속에서 밥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인식됐다.

`내가 너 밥이냐` `그 사람 밥맛이야` 풍요의 시대에 와선 오히려 밥은 하찮은 존재가 됐다. 남에게 이용만 당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을 말할 때 이렇게 흔히 쓰인다. 공기나 물처럼 밥도 언제든지 취할 수 있기에 하찮게 생각하는 오류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모두 옛말이 될 것 같다. 라니냐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라니냐 국면에서 곡물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12월에서 올해 1월 사이 라니냐 현상이 강화됐다"며 "겨울과 봄 사이에 북반구 지역에 라니냐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남아메리카에는 가뭄이, 중국도 강수가 적은 특징을 나타낸다. 때문에 곡물 생산이 급감하면 일부 국가는 곡물 수출을 중단하고 식량 확보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전날 조비(001550) 효성오앤비(097870) 남해화학(025860) 농우바이오(054050) 등 비료 생산업체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절반가량인 15개 지역이 겨울 가뭄을 겪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곡물가격이 오르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비료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라니냐 현상으로 종자와 비료 수요 급증, 병충해 예방을 위한 농약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농우바이오 남해화학 등 농업 관련주 비중 확대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국내 음식료주는 수익성 악화를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국내 음식료주는 수입 곡물을 가공해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식품가공업이 주된 비즈니스다. 이상기후 현상에 따라 곡물가격이 급등할 경우 원가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마음껏 원가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기 어렵다. 그만큼 당분간 국내 음식료주에 대해서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전문가들은 곡물가격 급등시 피해주로 CJ제일제당(097950) 오리온(001800) 농심(004370) 하이트진로(000080)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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