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게 파티' 즐겨볼까"…'반값' 킹크랩에 꽃게도 '풍년'

인어교주해적단 집계 러시아 킹크랩 1㎏에 7만원대
美·유럽 수출길 막히자 韓으로…한 달 사이 5만원 '뚝'
러시아 조업 현황·수요 '변수'…대형마트도 상황 주시
서해 꽃게도 수확량 크게 늘면서 경락시세 반토막
  • 등록 2023-10-14 오전 8:35:00

    수정 2023-10-14 오전 9:33:2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까지 ㎏당 12만원이 넘던 ‘레드 킹크랩’ 가격이 이달 들어 7만원 초반대까지 급락하면서 고급식자재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수산시장을 향하고 있다. 여기에 가을 성수기를 맞은 수산물 중 꽃게가 올해 ‘풍년’이 예상돼 킹크랩과 함께 고물가 시대에 지친 소비자들을 입맛을 즐겁게 할 전망이다.

인천 남동구 소래공판장 인근 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게를 정돈하고 있다.(사진=뉴스1)
러, 미·유럽 수출 막히자 아시아에 공급 확대

13일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수산시장의 러시아 자연산 A급 특대 레드 킹크랩(살수율 80% 이상·3㎏ 이상) 가격은 1㎏당 6만9900원을 기록, 한 달 전(11만5000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고급식자재로 평가되는 킹크랩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소비가 급격히 늘며 1㎏당 가격이 10만원을 넘나들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로 수급마저 쉽지 않아 지난달 중순까지 12만원대의 높은 가격대를 이어왔었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11만 5000원을 기록하고 바로 다음날 7만7400원으로 급락하면서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던 소비자들을 환호케 했다.

인어교주해적단은 러시아의 미국·유럽 수출길이 막히면서 아시아권에 킹크랩 수출을 늘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킹크랩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되는 반면 또 다른 주요 소비국인 미국과 유럽에는 냉동해 유통된다. 전쟁으로 긴 시간 미국·유럽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자 러시아 내 냉동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올해 잡힌 킹크랩 상당수를 우리나라 등 아시아로 바로 수출하고 나선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 2020년께 중국의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정책으로 물류 이동이 막히자 중국 내륙으로 들어가지 못한 러시아산 킹크랩이 우리나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수출되면서 각국 시세가 급락한 사례가 있다”며 최근 킹크랩 가격 변동도 이와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서는 노량진을 비롯한 주요 수산시장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킹크랩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러시아 조업 현황에 따라 향후 대형마트에서도 값싸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9월 초 조업을 시작해 아직 대형마트까지 입점할만한 물량이 확보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러시아 조업 현황과 국내 고물가 상황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수요, 살수율 등 킹크랩 상태 등 변수에 따라 대형마트에도 킹크랩을 안정적 가격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철 꽃게도 풍년으로 가격부담↓

수산물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또 있다. 올해 국산 꽃게 수확량이 크게 늘면서 활수·암꽃게 가격 또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어서다. 아직 변수가 많은 킹크랩과 달리 꽃게의 경우 공급량 확대가 확실해 올해 가을 소비자들이 안정적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란 게 유통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10월 1주차(9월 25~30일) 노량진수산시장 킹크랩 및 꽃게 수급량은 1년 전 대비 크게 늘면서 같은 기간 평균 경락시세는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킹크랩 수급량은 1년 전(8757㎏)보다 38.7% 늘어난 1만2143㎏으로 1㎏당 평균 경락시세는 4만7200원에서 3만6700원으로 떨어졌다. 암꽃게의 경우 10월 1주차 수급량이 1년 전(3467㎏)보다 무려 6배 이상 늘어난 2만1285㎏를 기록하며 1㎏당 평균 경락시세는 1만3000원에서 5200원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수꽃게 수급량은 2만6434㎏에서 3만2649㎏으로 늘면서 1㎏당 평균 경락시세는 1만6700원에서 8600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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