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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음식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 여러 비용이 올라가면서 외식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저렴한 물가를 자랑하던 노량진 식당가도 덩달아 음식 가격을 올리고 있다. 주로 외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공시생이나 재수생들은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오르는 음식값에 생활비 부담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외식 물가 ‘껑충’…노량진 식당가 “가격인상 말곤 대책 없어”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전년도와 비교해 3.0% 올랐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외식품목은 도시락(6.6%)이었다. 뒤를 이어 △갈비탕(6.0%) △김밥(5.7%) △떡볶이(5.4%) △짬뽕(5.2%) △짜장면(4.5%) △설렁탕(4.4%) △죽(4.4%) △햄버거(4.3%) △라면(외식·4.2%) △냉면(4.1%), 볶음밥(4.1%) 등의 순이었다. 외식물가 39개 품목 가운데 대부분인 35개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5%)보다 크게 올랐다. 이는 특정 품목의 물가만 상승한 것이 아니라 외식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외식물가 상승은 음식값이 저렴하기로 소문난 노량진 식당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노량진에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3)씨는 최근 백반 가격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김씨는 “반찬 재료뿐 아니라 쌀값도 크게 올랐다”며 “20kg 쌀 포대 가격이 4만원 중반에서 5만원 후반까지 올라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음식의 원재료에 해당하는 농축수산물 73개 품목 중 24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1.5%)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44개에 달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생강으로 전년대비 66.0% 올랐다. △고춧가루(33.0%) △마른오징어(30.2%) △낙지(30.2%) △쌀(27.1%),△고구마(24.9%) △감자(21.4%) △오징어(20.9%)도 물가가 20%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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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이라고 밝힌 김형록(27)씨도 “공무원 학원비나 교재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매 끼니마다 밥을 해먹을 여유도 없다”며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는 처지인데 음식값이 올라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비 상승 등의 여파로 앞으로도 추가적인 외식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인건비 상승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부품이나 식료품 등 중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인건비와 임차료, 식재비, 배달수수료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외식 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성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리지 말고 저임금 노동자를 무시하자는 말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노량진 공시생들 처럼 보호받아야 할 계층들까지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업종과 여건,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심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