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매각 임박, 동부 오너일가 1000억원대 챙긴다

  • 등록 2015-11-19 오전 5:40:00

    수정 2015-11-19 오전 8:14:4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농약 비료 종자 등 농자재 분야 국내 최대 기업인 동부팜한농이 LG화학(051910)으로의 매각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일가 등에 1000억원대 매각금액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이후 오너 일가가 계열사 매각을 통해 매각금액을 가져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부팜한농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LG화학이 선정된 이후 대주주인 재무적투자자(FI)들과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IBK캐피탈, 원익파트너스 등 FI들이 상환우선주를 통해 보유한 지분 50.1%와 동부그룹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49.9%를 포함한 지분 100%다.

현재 매각협상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이 제시한 5000억원 안팎의 매각가에 대해 FI들은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당초 6000억원 이상을 기대했던 만큼 소폭의 가격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연내 거래의 종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의지가 높은 만큼 이르면 이달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동부팜한농 매각이 완료되면 FI뿐만 아니라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도 매각금액을 나눠갖게 된다.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가 자회사 매각을 통해 매각금액을 가져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팜한농과 같이 동부그룹에서 계열분리돼 매각이 진행중인 동부건설, 동부익스프레스 등은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 지분이 없으며 동부제철은 1%안팎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동부팜한농은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김준기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실장과 김주원씨의 지분율은 28%에 이른다.

이에 동부팜한농의 주주인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가 이번 매각으로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매각이 성사될 경우 FI들이 투자한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므로 김준기 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현재보다 낮아지게 된다.

앞서 지난 2013년 9월, 2014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 등은 동부화재 보유지분을 담보로 3512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악화로 FI들의 투자금을 갚지 못하게 되자 올해 3월 계열분리를 통해 매물화됐다.

따라서 실제 매각이 이뤄질 경우 FI들의 지분율은 현 50.1%에서 73.3%로 높아지는 반면 동부그룹 계열사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현 49.9%에서 26.6%로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동부(옛 동부CNI) △김준기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 △김남호 △김주원 등의 지분율은 각각 8.2%, 3.7%, 7.7%, 7.0% 등으로 떨어지게 된다.

예컨대 5000억원으로 매각가가 확정될 경우 △(주)동부(옛 동부CNI) △동부인베스트먼트 △김남호 △김주원 등은 각각 410억원, 185억원, 385억원, 350억원 등으로 1330억원 정도를 손에 쥐게 된다. 나머지 3600억원은 FI들의 몫이 된다.

한편 1953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작물보호제(농약) 사업을 시작한 동부팜한농은 2010년 동부하이텍의 비료사업부 등 농업사업부문이 분할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지난해 농약과 비료 부문 시장점유율이 각각 21.5%, 16.6%에 달하며 업계 1, 2위의 국내 최대 농자재기업이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 기존 화학 사업과 연관성이 큰 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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