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합니까②] 술파는 '이상'한 책방 '북바이북'

23㎡ 남짓 책방에 술 차림표
책 서평 남기면 커피가 공짜
요리교실·콘서트 입소문
작은서점 고사위기 속
독특한 아이디어 승부수
  • 등록 2015-06-26 오전 6:20:15

    수정 2015-06-26 오전 11:36:16

서울 마포구 상암동 골목길에 위치한 동네서점 ‘북바이북’은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맥(책+맥주)서점’으로 인근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 뒤쪽에 김진양 북바이북 대표가 보인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예전에는 골목마다 정겨운 이웃집 아저씨가 운영하는 작은 책방이 있었다. 지금은 찾을 수 없는 풍경이다.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공세 속에 동네서점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몇몇도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이다. 그런데 동네서점이 박물관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이상’한 서점이 하나 등장했다. 맥주를 마시며 콘서트까지 즐기는 ‘북바이북’이다.

MBC, YTN 등 주요 방송국이 밀집한 상암동 작은 골목길. 변화의 싹은 2년 전부터다.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던 김진아·진양 자매가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넣어주던’ 직장을 박차고 나와 ‘이상’한 창업에 나선 것. 김진양 북바이북 대표는 “온라인에서만 일하다보니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오프라인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밝혔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서울 홍대의 작은 서점 ‘땡스북스’는 물론 일본 도쿄의 ‘부장고’ ‘쿡쿠프’ ‘시부야 북셀러즈 앤 컴퍼니’ ‘츠타야’ 등 이색서점 수십여곳을 발로 뛰며 벤치마킹했다. 그렇게 차린 것이 23㎡(7평) 규모의 ‘북바이북’. 그리고 1년여 만에 66㎡(20평) 규모의 2호점을 냈다. 지금은 동생인 김 대표가 비소설을 중심으로 2호점인 본점을, 언니 진아 씨가 소설 중심의 1호점을 이끌고 있다. 불과 2년여 만에 회원 규모는 1500명선.

북바이북의 콘셉트는 ‘이상’함 그 자체다. 커피는 기본이고 맥주까지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의 오붓한 사랑방 역할을 한다. 상암 미디어시티라는 특성상 주변 방송국에서 일하는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이 많이 찾는다. 가끔은 일반에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앵커나 PD들이 서점을 방문, 두 자매가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저녁이 되면 콘셉트가 180도 바뀐다. 퇴근길 직장인과 동네주민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것.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 것은 물론 수시로 작가번개 또는 미니콘서트가 열린다. 드로잉강습, 요리실습, 부채만들기 등의 행사도 수시로 열린다. 외부행사가 이틀에 1회꼴, 작가와의 대화는 주 1회 정도 열리는데 매번 흥행대박이다. 재즈뮤지션 위주로 콘서트도 월 2회 정도 열리는데 앉을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1호점의 수용인원은 최대 50명이란다. 입소문이 나면서 호기심에 멀리 지방에서 찾는 고객도 많아졌다. 책을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이른바 ‘책맥(책+맥주)’을 즐기기 위해서다.

북바이북은 운영도 독특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꼬리’ 제도다. 네티즌 추천평과 비슷한데 다른 사람이 책을 고를 때 도움이 되도록 아날로그 서평을 남기는 것. 책꼬리를 남기거나 책 두 권을 사면 커피가 공짜다. 시중 베스트셀러와는 달리 여기서는 책꼬리의 영향력으로 책의 판매가 좌우된다. ‘이상’한 책방을 차린 김진아·진양 자매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수입은 대기업에 다닐 때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지금이 더 행복하다. 표정에서 나타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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