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이 ‘갤럭시’에 이어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 기반의 ‘아티브’와 시너지를 노린다.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의 기폭제였던 전례를 아티브에서도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관련부품은 꿈틀대기 시작했다.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삼성이 위험분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8일 삼성 한 관계자는 “현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관련매출은 메모리사업부 낸드플래시(낸드) 전체의 35% 안팎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지난 9월부터 IT솔루션사업부의 아티브 스마트PC 물량이 나가기 시작하면서 더 오르는 추세”라고 밝혔다.
낸드 기반 SSD는 기존 기계식 하드디스크(HDD)보다 부피와 성능 면에서 월등하다. 시장성을 알아본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부터 SSD를 밀기 시작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물량을 늘린다는 목표였다. 그 결과 2년도 채 안 돼 메모리사업부에서 가장 각광받는 제품이 됐다. 또다른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낸드 매출의 절반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익률도 무려 3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 기반의 아티브 스마트PC 프로(XQ700T1C). 128기가바이트(GB) 용량의 삼성 SSD와 11.6인치 크기의 삼성 PLS HD LCD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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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반응한 곳이 한지붕 아래 IT솔루션사업부다. 얇고 가볍고 빠른 차세대 스마트PC가 주력 사업인 곳이다. 이전 울트라북에도 자체 SSD가 내장됐지만, 진정한 신호탄은 윈도8이란 게 안팎 평가다. 메모리사업부는 애플·HP·도시바등에도 SSD를 납품하지만, 내부 시장(캡티브 마켓)인 IT솔루션사업부만큼 든든하지는 않다. 실제 완제품에서 특허전쟁 중인 애플은 삼성 부품을 전사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는 무선사업부의 갤럭시를 등에 업고 전 세계 수위에 오른 시스템LSI사업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과 닮아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PLS LCD도 아티브의 성장과 무관치 않다. 아티브 스마트PC 신제품 2종에는 모두 11.6인치 PLS HD LCD가 탑재됐다. PLS LCD는 태블릿PC가 주타깃이지만, 휴대성이 뛰어나면서도 문서작업에 능한 윈도8 스마트PC도 잠룡(潛龍)이라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VA 방식의 기존 LCD 라인을 PLS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또 무선사업부에서 내놓을 아티브 스마트폰의 경우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또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윈도8에 맞춰 삼성전자 전체가 움직이는 것은 갤럭시 의존도가 커질대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선사업부가 포함된 IM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비중은 69%. 다른 사업부문도 IM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있다. 갤럭시가 고꾸라지면 전체가 주저앉는 구조다. 아울러 한 가지 운영체제(OS)에 너무 의존하면 제조업체로서 대(對) 구글 협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