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용현 국방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이슈를 덮겠다고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해 남북긴장을 고조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그제 “이 정권은 김건희 살리자고 불장난을 마다 않는 범죄 집단”이라며 “국방부장관 탄핵 사유 점검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장관이 국민 안전의 보호막이 아닌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22대 국회 개원 후 6개월간 8번째다. 국회는 6대 이후 최근까지 40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며 이 중 18건이 민주당 발의로 윤석열 정부에 집중됐다.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돼 민주당 단독으로도 충분하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재판의 유죄 선고 이후 민주당이 대정부 총공세에 나선 점에 비춰 볼 때 탄핵 검토가 으름장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기와 주변 상황, 사유 등에서 김 장관 탄핵은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김여정은 17일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민주당은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다”며 김 장관 탄핵 검토를 공언했다. 많은 국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그제는 북한이 25일 만에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해 합동참모본부가 경기도와 수도권 일대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의 5월 말부터 이번까지 풍선 도발이 31회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대북전단 살포 방치 지적이 얼마나 북한의 눈치만 살피며 우리 정부를 되레 탓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김 장관의 권한 행사는 중지된다. 탄핵 결정에는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3명이 공석이다. 6명만이 심리에 참가하는 상황에서는 탄핵 결정이 상당기간 미뤄질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의 외교, 안보, 경제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방위비 증액 요구가 확실한 데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및 북·미 접촉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억지 탄핵을 강행한다면 국가 안보를 흔든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