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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 급증을 이끈 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 148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478억원)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1분기 34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 491억원으로 증가세가 3배를 넘겼다.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1조 6994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조 7359억원)과 비교해 2.1%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린 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의 영향이 크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전월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전월(5조 9000억원)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위주 성장을 불편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난 5월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자산 성장을 위해 대환을 통해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고 있다”며 “다른 은행에서 심사해놓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방식의 영업은 혁신,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거세진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출 증가가 어려워진 인터넷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1조 4000억원으로 전 분기(1조 1000억원)보다 3000억원 늘리며 하반기에도 집중 성장시킬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450조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라며 “올해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으로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올 5월에는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통장인 ‘사장님통장’, 이달엔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다만 주담대에 비해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 관리가 어렵다는 건 우려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말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분기 말(0.48%)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2년 12월(0.64%) 이후 최고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기업대출이기 때문에 대출 자금 용도 확인과 실사의 필요성, 다양한 형태의 담보물 등 가계대출과 달리 상품화하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대출 상품 취급에 노하우가 필요한 만큼 대출잔액을 급하게 늘리면 단기간 연체율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