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도 더 강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시장에서 유가와 금리상승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방어적인 업종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13일 미국 5월 CPI가 전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한 점을 짚었다. 물가 상승을 자극한 주된 요인은 유가(가솔린)로 확인됐는데, 전체 물가 기여도 중 1.8%포인트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 중 유가 지수는 48.7% 급등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현상은 연준의 긴축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을 자극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선 단기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며 장단기 금리차를 좁히는 베어 플래트닝이 나타났다”며 “주식시장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으면서 고밸류 종목이 다수 포함된 나스닥이 상대적 열세를 나타냈고,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고밸류에이션 종목의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고유가 여파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지만 명목 금리가 그보다 더 빠르게 올라 실질 금리의 방향도 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나타나는데 이는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상승을 자극한다”며 “일반적으로 실질 금리 상승은 고밸류 종목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고유가로 이해 소비자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긴축 강화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주 휘발유 평균가격은 2037.5원을 기록하며 2주 연속 2000원선을 상회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연준처럼 인플레 파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인 정유·은행 △방어적인 음식료·유틸리티 △업황 개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하드웨어(소부장)·방산 등이 피난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