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두는 문화재청이 최근 경주 남산 약수곡 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 발굴조사 중 발견한 것이다. 불두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로 석불좌상 몸체에서 남쪽으로 10m 떨어진 지점에서 땅에 묻힌 채 발견됐다. 석불좌상 몸체가 1941년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부가 발간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 소개되면서 처음 알려진 지 79년 만이다.
머리와 몸체가 분리된 이유에 대해 조성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발굴조사 팀장은 “지진이나 산사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불좌상 몸체와 불두가 모두 발견된 경주가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조 팀장은 “지진으로 불두가 떨어졌을 수 있다”며 “1000년 전에 만들어진 불상인데 그 동안 누군가 관리를 한 게 아니어서 불두가 떨어진 게 특수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주시 문화재보호과 관계자는 조선시대에 의도적으로 불두를 잘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땀을 흘리는 불상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서 선비들이 일부러 불상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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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석불좌상은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도 닮아 주목을 받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 팔각형으로 조성됐지만 이 두 불상은 방형(사각형)으로 조각돼 있다.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신라 사적고’에 따르면 ‘청와대 불상’은 원래 경주에 있었으나 1927년 조선 총독부 건물을 지으면서 서울로 왔다. 이후 총독부 건물이 있던 자리에 청와대를 지으면서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불두는 석조여래좌상의 원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처음 발견 당시 원 위치에서 옮겨진 상태로 놓여 있었고, 옆에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도 비스듬한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데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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