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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본은 같은데 배역 설정부터 움직임, 대사, 웃음포인트까지 다 다르다. 극단 차이무 식 연기란다. 이상우 차이무 예술감독은 “원래 더블캐스팅인 경우 각각 따로 연습한다. 배우의 의견을 반영해 열어놓고 연습하는 편이다. 즉흥도 있다. 그날의 공연분위기, 관객호응에 따라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연극계에서는 차이무 작품의 경우 캐스트별로 따로 챙겨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양덕원 이야기’도 배우에 따라 다른 느낌이다. ‘양덕원 이야기’는 지난해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페스티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2010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렸다. 2004년 극단 차이무의 대표인 민복기 작·연출로 초연한 뒤 극단 레퍼토리가 됐다.
2010년 공연을 연출했던 배우 박원상이 김민재와 함께 장남 역을 맡는다. 배우 박지아와 이지현이 엄마, 지씨 역은 차이무의 주역배우인 강신일과 정석용이 나눠 맡는다. 둘째아들 관모는 김두진, 막내딸 영이는 김미수가 연기한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생활언어로 맛깔나게 녹여낸다. 대사의 ‘말맛’을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양덕원 이야기’의 백미다. 특히 배우 강신일과 정석용이 번갈아 연기하는 옆집 아저씨이자 장의사인 ‘지씨’의 다른 연기색이 단연 일품이다. 극 중 감초 역할인 만큼 두 사람의 변화가 가장 크다. 내복 차림에 액션까지 불사하는 강신일의 지씨와 입에 착착 붙는 사투리를 구사하는 투박스러운 지씨를 각자의 개성대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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