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추억앓이⑤] "스토커처럼 '판' 따라다닌 인생"

김원식 뮤즈온·필레코드 사장
30년 이상 레코드업 종사
강남·목동 등에 LP바 운영
좋은 판 찾아 매년 영국행
"수십년간 모았더니 어느덧 10만장
따뜻한 소리가 LP의 매력"
  • 등록 2015-02-27 오전 6:20:20

    수정 2015-02-27 오전 8:07:38

김원식 뮤즈온·필레코드 사장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직접 수집한 레코드와 빈티지 소품을 활용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양천구 목동, 부산에서 ‘뮤즈온’이란 LP바를 운영하는 김원식(68) 사장. 그의 또 다른 수식어는 ‘LP장인’ ‘LP왕’이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전자랜드에서 중고 LP숍 필레코드도 경영하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 1세대 음악다방 DJ 출신이다.

1970년 서울로 상경하면서 레코드와 인연을 맺었다. 매장과 창고에 있는 LP음반을 모두 합치면 10만장이 넘는다. 가요는 물론 재즈, 클래식, 월드뮤직 등 없는 게 없어 지방 소매업자들도 음반을 구하러 찾아온단다. 30년 이상 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그의 LP 사랑은 변함이 없다. 김 사장은 “취미와 직업이 연결되면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는다.

김 사장은 지난 20여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영국을 방문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질좋은 음반을 구해오는 것은 물론 벼룩시장에 나온 트랜지스터라디오와 주크박스, 축음기도 사온다. 덕분에 희귀본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롤링스톤스의 앨범 ‘스티키 핑거스’. 남성 청바지에 실제로 개폐가 가능한 지퍼를 달아 화제가 됐던 앨범 커버는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디자인했다. “스토커라 불릴 정도로 찾아다녔다. 수십년간 꾸준히 모았더니 어느덧 10만장이 되더라.”

LP바 뮤즈온은 그가 부지런히 모아온 음악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은 20~30대가 많이 찾는다. 반면 목동 매장의 주 고객은 주변 직장인과 근처에 사는 중장년층이다.” 그래서 목동점에선 1960~70년대 록과 올드팝, 샹송, 칸초네를 많이 들려준단다. 최근의 복고열풍은 젊은층의 호기심도 자극했다. 김 사장은 “40∼50대는 추억과 향수, 낭만을 찾아서 오는 반면 젊은 세대는 차별화된 소리의 진정성에 호감을 느껴 오는 경우가 많더라”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을 잡아끈 LP판의 매력이란 게 뭘까. 그는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따뜻함”을 꼽았다. “아날로그 음악은 편안함과 깊은 울림을 준다. 차갑게 들리는 기계음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편리함이 곧 행복을 주는 건 아니란 말이다. 그는 그런 소리를 전하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소리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말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느냐”며 요즘의 복고열풍이 LP음악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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