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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지훈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꺾고 첫 원정 16강을 위한 첫 발을 산뜻하게 내딛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첫 경기 그리스전에서 전반 7분 이정수의 선제골과 후반 7분 박지성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역사상 원정경기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다. 이번 월드컵 전까지 한국은 홈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유럽팀을 상대한 12경기에서 4무8패에 그쳤다. 아울러 지난 2006 독일월드컵 토고전에 이어 원정 두번째 승리도 함께 챙겼다.
이날 승점 3점을 챙긴 한국은 첫 원정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남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에서 승점 2점 이상을 챙길 경우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날 그리스전에 맞춰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골키퍼에 이운재 대신 최근 컨디션이 좋은 정성룡을 선발 출전시켰다. 포백 수비는 이영표, 조용형, 이정수, 차두리가 출격했다. 미드필드는 이청용, 기성용, 김정우, 박지성이 책임졌다. 최전방 투톱으로는 염기훈과 박주영이 선발 출장했다.
반면 그리스는 주전 수비수인 소리티오스 키르기아코스가 부상 때문에 결장하면서 수비 공백이 불가피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활발하게 공격을 펼친 끝에 전반 7분 귀중한 첫 골을 터뜨렸다. 그리스 진영 왼쪽에서 이영표가 얻어낸 프리킥을 기성용이 반대쪽 포스트를 향해 찼고 이를 수비 뒤로 빠져 쇄도하던 이정수가 절묘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그리스 골망을 갈랐다.
이정수의 골은 한국의 역대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단시간 선제골 기록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은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26분만에 황선홍이 첫 골을 터뜨린 바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하석주가 전반 27분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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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한국은 박지성과 차두리가 활발하게 돌파를 시도하며 그리스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17분경에는 이청용이 골문앞에서 상대 수비의 파울성 플레이를 유도했지만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27분경에도 박주영이 빠른 속공으로 그리스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아깝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그리스도 실점을 허용한 뒤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특히 체격적 우위를 이용해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 수비수 뒤쪽 공간을 노리며 롱패스를 잇따라 투입했다. 하지만 조용형 이정수로 이어지는 중앙수비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그리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전에서도 거세게 밀어붙였다. 한국은 이청용과 차두리가 적극적으로 측면을 돌파하면서 계속 기회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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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은 후반 7분 박지성의 추가골로 그리스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상대 볼을 가로챈 박지성은 그리스 진영 가운데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그리스 골문 오른쪽을 뚫어 두 번째 골을 팀에 안겼다.
박지성으로선 자신의 월드컵 통산 3호 골. 아울러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 득점 기록을 세웠다.
두 골을 내준 그리스는 후반 중반부터 적극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수비는 큰 위기 없이 효과적으로 그리스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후반 30분 경 기성용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해 수비를 보강한 한국은 후반 37분경 그리스 공격수 게카스에게 결정적인 중거리슛을 허용했다. 하지만 골키퍼 정성룡이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한국은 체력을 비축하면서 그리스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 값진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4-4-2)
골키퍼 : 정성룡
수비수 : 이영표-조용형-이정수-차두리
미드필드 : 박지성-김정우-기성용(<->75분 김남일)-이청용
공격수 : 박주영(<->87분 이승렬)-염기훈
◇그리스(4-3-3)
골키퍼 :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
수비수 :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루카스 빈트라-아브람 파파도풀로스-유르카스 세이타리디스
미드필드 : 요르고스 카라구니스(<->46분 흐리스토스 파차조글루)-알렉산드로스 지올리스-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
공격수 : 요르고스 사마라스(<->58분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테오파니스 게카스-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61분 판텔리스 카페타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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