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 이어 가야重·장한도 매각 불발…위기감 커지는 조선업계

  • 등록 2016-06-08 오전 6:25:01

    수정 2016-06-08 오전 6:25:01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가야중공업과 SPP조선 등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조선사들이 잇따라 매각에 실패하면서 조선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 다른 중소형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이 예고된 만큼 추가적인 매물 등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26일 본입찰을 진행한 가야중공업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결국 매각이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야중공업은 계열사인 삼화·동일조선을 패키지로 매각을 추진했고 본입찰에 1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지만 참여업체들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매각측은 “매각이 유찰된 후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가야중공업은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조선업체다. 주로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에 선박용 메가 블럭을 공급한며 매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수주 실적이 줄어들면서 경영이 악화돼 지난해 6월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가 없어 매각에 실패했다.

선박, 해양 플랜트 구성부품을 제조하는 조선업체 장한 역시 지난 3월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결국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매각 방식도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비롯해 영업의 전부 양도 등을 통한 외부 자본 유치 등으로 다양한 방법을 마련했지만 새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장한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1차 협력업체로 경상남도 거제를 대표하는 중견 기업이었다. SPP조선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삼라마이더스(SM) 그룹을 선정하는 등 매각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하며 매각이 무산됐다. SM그룹은 부실 등을 이유로 매각 가격의 추가 할인을 요구했지만 채권단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경상남도 사천에 잇는 SPP조선은 최대 11만3000DWT급 탱커를 만들 수 있고 컨터이너선은 1700~3000TEU급을 주로 건조한다.

문제는 중소형 조선소 매각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줄을 이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조선업계가 경기 침체로 발주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중국 등 경쟁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형 조선소인 성동·대선조선 등은 2010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지만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소 수조량은 64만6000CGT로 전년과 비교해 54.8% 감소했다.

최근에는 STX조선해양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성동·대선조선은 재무안전성 평가를 진행 중으로 수출입은행이 두 조선사의 재무·경영상태를 재점검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며 평가 결과를 보고 금융감독당국과 채권단이 향후 입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업체들이 무너지면 대형사에도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며 “대우조선해양·삼성·현대중공업 등 대형 3사가 이끌고 중소형 조선소들이 뒤를 받쳐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 조선업체는 통영과 거제 등 해당 지역 경제를 이끄는 주체인 만큼 구조조정 실패는 곧 지역 경제의 악화를 뜻한다”며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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