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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군 당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21일까지 ‘장보고-III 배치-2 탐색개발 사업’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께 방사청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에 입찰제안 요청서를 보냈다. 국내에서 잠수함 건조가 가능한 조선업체는 대우조선해양(042660)과 현대중공업(009540) 두 곳 뿐이다.
‘탐색개발’이란 무기나 장비 제작에 필요한 기술 수준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기초적인 설계를 하는 첫 작업이다. 이번 탐색개발 사업은 815억 4500만원이 배정돼 2018년 말까지 약 30개월간 진행된다. 군 당국은 오는 5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업체로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선택을 받는 업체는 3000t급 잠수함 개발 2차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이 3000t급 잠수함 2척 건조 사업을 따내면서 계약한 금액은 1조 7000억원에 이른다. 한 대당 8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3000t급 2차 잠수함이 이전 버전보다 개선된 성능으로 건조된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사업은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975년 국내 최초로 국방부로부터 잠수함 개발지시를 받았고 1991년에는 전문화업체로 지정돼 많은 기술축적과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현재 잠수함 수주는 대우중공업(당시 회사명)이 독점하고 있다. 경쟁을 통한 원가절감과 국산화 촉진 및 기술개발을 위해 실질적인 건조업체 복수화가 절실하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현대중공업은 2000년 이후가 돼서야 6척에 이르는 잠수함 건조 계약(1800t급)을 따냈다. 하지만 2012년 차기 잠수함인 장보고III 1차사업을 대우조선해양이 가져가면서 현대중공업은 또 다시 고배를 마신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수주전에서 앞도적인 건조 경력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잠수함 수출 등을 앞세울 계획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신중론을 펼치며 사업참여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 등 다양한 방면에 대해 검토해 사업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이 계약을 따내면 조선 업계에 골고루 사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업체의 기술력이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