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와글와글]“그것을 받아들일 국민 어딨나”···친일vs북한교과서

  • 등록 2015-10-24 오전 8:00:00

    수정 2015-10-24 오전 8: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금이 70·80년대도 아니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미화하고 왜곡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일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19일 최고위원회의>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데일리DB.
김 최고위원의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런데 반박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좌 편향 ‘북한교과서’로 학생들은 지난 10여년간 배웠습니다. 북한 교과서인데 국민은 이를 받아들인 셈이죠. 북한교과서를 일선 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할 정도였다면 야당의 주장대로 현 정부도 책임이 있습니다. 왜냐면 교육부 장관의 검·인정을 받아야 하니까요. 교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국정 교과서는 야당의 주장처럼 친일·독재 교재냐. 이 또한 과장된 표현입니다. 역사 교과서 발행의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간단히 살펴보죠. 1954년 제1차 교육과정에선 옛 교육부인 문교부의 검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일종의 검정체제죠. 중학교 10종·고등학교 4종으로 8종인 지금보다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5·16군사 정변 이후 1963년 공산주의 반대 기조 아래 검·인정 심사를 강화합니다. 국정으로 전환된 건 1973년 3차 교육 과정 때입니다. 유신체제 선포 후 단일 교과서가 나옵니다. 시간이 흘러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검·인정제로 다시 전환됩니다. 이때는 중학교·고교 1학년까지는 국사는 검정으로 했고, 고교 2·3학년부터는 한국근현대사 배우는데 6종의 검정으로 발행합니다. 이명박정부 들어와선 국사와 한국근현대사가 통합됐고 지금의 검·인정 체제가 이어온 것이죠. 국민의 정부 때는 교과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적 한 줄이 실리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과서는 정권 홍보의 도구로 이용돼왔습니다. 또한 워낙 파장이 큰 이슈라 국론 분열을 조장해 내부 갈등을 덮는 기능도 없진 않습니다. 역사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실과 기록이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좌우 이념 대결이 발생하고 각자의 논거를 주장하면 할수록 프레임만 커지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팩트가 잘못됐다면 수정하면 됩니다. 북한의 주체사상이 문제가 되면 검·인정 체제를 강화해도 되는 일입니다. 물론 여기에도 반박논리는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학계 대부분은 좌파세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검·인정을 강화해도 결국 좌 편향된 교과서가 선택될 것이라는 게 여당의 주장입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한 만큼 그 사이를 메우는 논리도 촘촘한 것이죠.

이 같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임금피크제 논란과 꼭 닮았습니다. 여야는 ‘청년’을 붙들고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없다로 서로 맞붙었었죠. 마치 중간에 청년을 두고 서로 싸우는 어른들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번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에게 북한 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쳐선 안 된다거나 친일·독재를 미화한 역사를 배우게 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국론 일치가 안 되는 이유는 여야가 과장하고 왜곡한 역사교과서 문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없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김 최고위원 말대로 “그것을 받아들일 국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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