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②한진重, 해외건설 개척자 정신 되찾는다

중동·동남아 건설붐 주도, 해외시장 수주 '정조준'
공항건설 독보적 1위…올해 주택사업 공략도 강화
  • 등록 2015-09-01 오전 6:00:00

    수정 2015-09-01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한진중공업(097230) 건설부문은 유독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다. 1968년 국내 최초의 철골빌딩 건설,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 및 필리핀 최초 진출, 2001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의 금탑산업훈장 수상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한진중공업의 건설공사 매출액은 47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7% 감소했다. 건설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업황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희망 섞인 시선으로 봐줄 부분도 있다. 한진중공업은 상반기 중 건설부문에서 3694억원의 신규 계약을 따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해외건설 신규 계약액은 ‘0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2억원을 기록해 해외시장 공략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및 동남아 진출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필리핀은 물론 이란, 이라크,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왔다. 한진중공업의 해외 누적 수주액은 72억8600만 달러로 국내 건설사 중 16위를 기록 중이다. 다른 건설사와 달리 조선업이 주력인 상황에서 이 정도의 실적을 창출해 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한진중공업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실제로 필리핀의 경우 1973년부터 40년 이상 꾸준히 현지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다양한 건설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해외 건설 수요가 되살아날 경우 한진중공업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진중공업의 또 다른 강점은 공항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부지조성을 위한 준설 및 매립을 비롯해 토목, 건축, 플랜트 등의 시공 능력은 물론 공항 운영 노하우까지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971년 김포국제공항을 국내선 여객청사를 시작으로 제주, 김해, 청주, 울산, 양양, 대구, 포항 등 한국 공항 중에서 한진중공업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은 없다”며 “준설과 매립 시공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첫 작업이었던 방조제 공사를 맡았고 부지조성, 활주로, 여객터미널, 접근도로 공사까지 거의 모든 공정에 참여했다. 1단계와 2단계에 이어 2013년부터 시작된 3단계 확장공사의 첫 발주물량도 한진중공업의 몫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필리핀, 괌, 브루나이, 방글라데시, 오만 등의 주요 공항건설에 참여했다.

그동안 한진중공업은 플랜트, 도로, 공항 등 공공건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공공공사 분야 도급금액 6037억원으로 순수 공공공사 기준 전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주택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2400억원 규모의 재개발 계약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경상남도 통영 북신지구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독자 브랜드인 ‘해모로’ 이름을 내걸고 주택 건설에 나선다.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이며, 2012년 진주 해모로 루비채 이후 3년 만의 주택 분양이다.

한진중공업이 건설작업을 주도한 인천국제공항(왼쪽)과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인 ‘해모로 통영’ 투시도. 한진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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