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in이슈]친노 견제 '선봉장' 주승용 최고위원

정청래 '막말 논란' 이후 패권정치 청산 요구하며 여수 지역구 칩거중
백의종군 입장 재확인하며 문재인 대표에게 집사광익(集思廣益) 제시
  • 등록 2015-05-16 오전 7:30:00

    수정 2015-05-16 오전 7:30: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주승용(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8 전당대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연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에 입성하면 당대표가 계파패권주의를 청산하고 공천혁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은 돕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4·29 재보선 참패 이후 계파갈등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상황을 꿰뚫은 혜안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다만 상황이 달라진 것은 당내 세력 간 균형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친노무현) 지도부에서 유일 비노(비노무현)·호남의 입장을 대변하며 사실상 전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 최고위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사퇴 공갈’ 막말을 했던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공개·비공개 회의에 일절 참석하지 않고 지역구인 여수에 칩거하고 있다. 12일 있었던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잠시 귀경했을 뿐이다. 그는 막말 논란 직후 계파패권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주 최고위원이 사퇴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재보선 직후인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당시 그는 지도부로서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은 의원총회에서 사퇴철회를 권고를 받은 후 지역 민심과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겠다며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 최고위원은 15일 새정치연합이 당내 계파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초(超) 계파적 성격의 ‘혁신기구’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는 이미 (최고위원직을) 그만뒀으니 그런 사항에 대해 묻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표에게) 전화 받은 적 없다”고도 했다. 혁신기구 구성과 관련해 의견수렴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실질적으로 이 기구가 계파패권주의를 청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이미 백의종군한 사람이 이제와서 장수의 갑옷을 다시 입는다면 국민과 당원이 어떻게 보시겠나”라고 반문하면서 문 대표가 ‘집사광익(集思廣益)’할 것을 요구했다. “조금이라도 미움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해 의견을 말하기를 멀리하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게 될까 걱정해 말하기를 어려워한다면 큰 손실을 입는 것이다.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얻는 것이 있으니 병폐를 버리고 주옥을 얻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새정치연합이 과연 ‘집사광익’하고 당내 계파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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