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추억앓이⑥] 그땐 그랬지…PC통신에 꿈싣던 X세대

1500만명 전성기 누린 '삐삐'
첫 대중소통 공간 'PC통신'
X세대·오렌지족·길보드차트 등도
1990년대에 히트상품
  • 등록 2015-02-27 오전 6:20:00

    수정 2015-02-27 오전 8:07:02

삐삐(무선호출기)가 대세였던 1990년대에는 호출된 번호로 전화를 하거나 저장된 음성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삐삐(무선호출기)=2015년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4000만명이다. 스마트폰으로 영화표를 사고, 피자를 주문해 먹는 일은 이제 한국인에게 일상이다. 불과 18년 전인 1997년 무선호출기(삐삐)가 1500만명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공중전화 박스에 길게 늘어선 줄을 뒤로하고, 숫자 다이얼을 이용해 연인에게 ‘1004(천사)’ ‘8282(빨리빨리)’ 같은 메시지를 보내거나 설렘이 담긴 연인의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던 시절이다.

PC통신=컴퓨터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하이텔과 천리안 등 PC통신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 안에서는 동호회 등 형태로 수많은 그리고 최초의 본격적인 대중 소통의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대중문화는 물론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격렬한 논쟁과 논란이 넘쳐났다.

X세대=1990년대 전반기에 10대 후반∼20대 중반 또는 1968∼1975년에 태어난 젊은 세대를 통칭한 부르는 말. 기성세대가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혀를 내둘렀던 그들이다.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발칙한 상상력과 주체 못할 끼 때문에 문제적 세대로 찍혔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인종과는 완전히 다른 별종이라며 신인류, 신세대로도 불리기도 했다. 대중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오렌지족=1990년대 초반 압구정동을 근거지로 활약했다. 주로 강남에 거주하는 부자 부모를 두고 화려한 소비생활을 누린 20대 청년들을 가리킨다. 당시에는 소비와 퇴폐의 대명사로 불렸다. 넉넉한 용돈과 해외 명품 트렌드를 소비하고 고가의 자가용을 타고 다니며 유흥을 즐기던 젊은이들의 과소비 행태를 비꼬는 말이었다. 이들이 새로운 문화를 찾아 홍대 쪽으로 모이면서 홍대의 고급 카페 밀집 구역인 피카소 거리가 생겨났고, 이 거리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외국인들의 파티 문화가 유입되었다. 그러나 오렌지족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분노와 지탄의 대상으로 지목돼 점차 사라져갔다.

길보드차트=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빌보드’에 빗댄 표현. 소위 ‘리어커 차트’다. 1990년대 길거리 노점상을 장악했던 복제 카세트테이프의 순위를 이르는 말. 저작권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불법복제가 판을 치던 시대였기에 가능했다. 이 카세트테이프를 듣기 위한 카세트는 당시 청소년들의 로망.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대표적인 브랜드였다.

삐삐(무선호출기)가 대세였던 1990년대에는 호출된 번호로 전화를 하거나 저장된 음성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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